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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Oct 01. 2016

30대 입문기

불안 vs 불완전

태어나 일주일이 지났을 때,
전 벌써 1살을 더 먹었죠.

지금 제 기분이 그렇네요.

-어른다워야 한다.

-정식으로 30살에 입문해야 한다.

- 꿈 -> 건강 -> 공부 -> 취업 -> 결혼-> 돈 (저의 인생도 랄까?)



가르쳐줘 내 가려진 두려움
이 길이 끝나면 다른 길이 있는지
두 발에 뒤엉킨 이 매듭 끝을 풀기엔
내 무뎌진 손이 더 아프게 조여와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
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
긴 벽에 갇힌 나의 길을 찾아야만 하겠지




요즘 제가 한참 챙겨 듣는 노래예요.


최근 제 일상의 키워드는

- 거짓말쟁이가 퍼뜨린 루머 수습

- 12월 홍콩 여행

- 공모전 리스트

예요.


제가 받은 고통이 덜하려고 자꾸만

평준화시켜요.


제 경험일 뿐인데 꼭 서문에 "사람은-", "사람이-" 이렇게요.


30살이 되면서

선입견, 편견의 경계를 지울 순 없겠지만

흐리게 만들자 싶었어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늘 짙어지는 주름처럼 명백해지는 게 편견이더라고요.

"너희 집 어디니?"

"어느 아파트니?"

"부모님은 뭐 하시니?"

"형제들은 뭐 해?"

"너 학교 어디니? 과는?"

"직업은? 나이는?"........



안의 흥망성쇠를 지켜봤던 저기에

어릴 때부터 상대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기 전에

신상을 묻지 않았어요.


제가 지키려고 노력하는 철칙 같은, 신념 같은 것이기도 해요.


중학교 때 같은 학교를 다니다

대학 때 다시 만나게 된 친구에게도 어느 대학을, 과를 다니는지는 묻지 않았어요.

지금까-


요하지 않으니까요.


전 이미 그 친구들이 좋은 사람이란 걸,

그걸 먼저 알고 있었으니까요.


12월, 제 인생 두 번째 여행을 가요.
그리고 그녀와 함께하는 첫 여행.



중 1 때 저는,

전교 꼴찌였어요.


그리고 현재 베스트 프랜드인

그녀는 꽤 공부를 잘하는 친구였어요.(얼마나 잘 했는지는 별로 신경을 안 썼던 터라;;)


1학년 때 그녀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 반이었어요.


서로가 왜 친구가 될 수 있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먼저는

로망이었던 독일을

다음엔 효도관광 코스인 일본을 고려했으나

결정지는 언젠가 미뤄뒀던 홍콩!!


어쩔 수 없이 독일과 일본을 "나중"이란 "위시 리스트"에 남겼어요.
"버킷 리스트"가 되지 않게
늘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기로
스스로 왼손 오른손 약지 걸고 꼭꼭 약속하고요.


친구가 놀라더군요.

한국에 있을 땐

가까운 어디도 가지 않던 인간에게 생긴

평범한 변화에.


이곳에서 깨닫는 명백한 한 가지

늘 제게 각인시키는 말


그게 어디건, 어떤 음식이건


누군가와 함께하는지가 중요할 뿐이다.라고

하지만

어머님도 형제들도

제가 유랑병에 걸려 뚜렷이 살지 못할까 봐

걱정이세요.


돈을 많이 모으라고 충고하세요.


하지만-

저의 히든카드는요~

여행날에 제 생일이 들어 있다는 거죠!!!

역시 머리는 이럴 때 쓰는 거죠~


여기를 떠나게 되는 그날엔

가족을 불안하지 않게 하고 싶어요.


모르긴 몰라도,
생각 하나는 바꿔서 갈 겁니다,
그게 어디건.
그래서 이후의 삶이 바뀔 수 있게.

여행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충분히 허락할 수 있는 마음일 때

할 수 있는 거네요.


그러니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충분히 허락할 때

우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어요. 어디서든.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다음엔 꼭 어머니와 여행을 하고 싶네요.

전 생일이 되면 슬퍼져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생일을 챙기지 말아달라고 해왔죠.


아버진

제 생일이면

제가 어디에 있든

케이크를 사주러 오셨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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