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소동 12

헛발을 디딘 느낌이었다

by 요거슨 댈리

시동을 걸자 어딘지 모르게 헛발을 디딘 느낌이 든다.

배달 일들 하기 위해 타기 시작했기 때문인지 목적지 없는 곳까지 달려본 적이 없었다. 물결 위에 반짝이는 어둠을 발견했을 때쯤 핸드폰이 울렸다. 몇 번의 진동이 계속되자 다리 밑으로 내려가 핸드폰을 꺼낸다.

승범이 형의 문자다.


'내일 면접 보러 가는 데 같이 갈래?'

'시급이 꽤 괜찮아.'

'너나 나나 오래 쉴 형편은 못 되잖아.'


하늘을 올려보다 이내 눈동자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나뭇잎이 달빛을 받아 날카롭게 부서진 그림자 조각들 사이에 내가 서 있다. 다시 핸드폰이 울린다.


'니 안 오나?'

보낸 이의 이름에 '엄마'란 두 글자가 보인다. 하연이가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참아왔던 눈물이 따듯하게 뺨 위로 굴러 내린다.



room by the Sea(2.).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혁의 소녀가 어울리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