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편
언젠가
그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했어요.
그 시절
아름답던 시절
-
금방 눈시울이 붉어지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선 모르셨어요.
제가 그 시절
그 모습을 기억하리라고는
이제껏 짐작도 못 했을 거예요.
아마
국민학교 1학년이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는 청소부셨어요.
학교 근처 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셨죠.
학교가 그렇게 큰 곳일 줄 몰랐던 전
어머니를 찾으러 무작정
대학교로 향했어요.
곳곳을 돌아다니며
멋진 그랜드 피아노도 보고
그랬네요.
여담이지만,
어머니께선 종종
'청소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란
이야기를 하셨었어요.
아마도
그 시절
그녀에게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서 30살이 되어서야
그녀에게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엄마,
그때 엄마 나이가 20대 초중반이면
한창 꾸미는 또래들이 다니던 곳인데
자존심이 상해서
그 일을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뎠어?"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져
"그냥 했지 뭐,."
라고 하시더군요.
"난 못 했을 거야. 난 엄마처럼 살 자신이 없어.
결혼하지 말고 그냥 꾸미고 놀러 가 다니지. 뭣하러 고생하며 살았어."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란 말은
한편으로는
어머니처럼
살아간다는 일이
그토록 아프고 고생스럽단 의미겠죠.
그래서 당신의 희생을 나누지 못하는 죄송함이겠죠.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
입니다.
당신의 고생스럽던 시절을
당연한 일
이라 말씀하시듯,.
제게 찾아온 즐거운 시간이
그녀가 잘 버텨준 시절에 있음을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 시간이길 바래요.
즐거운 날
마음이 여유로운 날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넉넉한
로맨스를 선물하는 시간,.
매일 우리 곁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가난이건
어떤 모습이건
우리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