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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거슨 댈리 Feb 17. 2017

그녀와의 인터뷰

-엄마 편

언젠가

그녀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했어요.


그 시절

아름답던 시절

-

금방 눈시울이 붉어지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어머니께선 모르셨어요.


제가 그 시절

그 모습을 기억하리라고는

이제껏 짐작도 못 했을 거예요.

아마

국민학교 1학년이었던 것 같아요.



어머니는 청소부셨어요.


학교 근처 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셨죠.


학교가 그렇게 큰 곳일 줄 몰랐던 전

어머니를 찾으러 무작정

대학교로 향했어요.


곳곳을 돌아다니며

멋진 그랜드 피아노도 보고

그랬네요.

save from. boredpanda .org

여담이지만,

어머니께선 종종 

'청소일은 절대 하지 않을 거야'란 

이야기를 하셨었어요.


아마도

그 시절 

그녀에게

유쾌한 기억은 아니었나 봅니다.


그래서 30살이 되어서야

그녀에게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엄마,

그때 엄마 나이가 20대 초중반이면

한창 꾸미는 또래들이 다니던 곳인데

자존심이 상해서 

그 일을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뎠어?"


어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져

"그냥 했지 뭐,."

라고 하시더군요.


"난 못 했을 거야. 난 엄마처럼 살 자신이 없어.

결혼하지 말고 그냥 꾸미고 놀러 가 다니지. 뭣하러 고생하며 살았어."




엄마처럼은 살지 않을 거야란 말은 

한편으로는

어머니처럼
살아간다는 일이
그토록 아프고 고생스럽단 의미겠죠.

그래서 당신의 희생을 나누지 못하는 죄송함이겠죠.

Fall-ing Leaf by Lady Tinuz


제가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


입니다.


당신의 고생스럽던 시절을
당연한 일

이라 말씀하시듯,.



제게 찾아온 즐거운 시간이

그녀가 잘 버텨준 시절에 있음을

감사할 뿐입니다. 


save from. eHOW

그런 시간이길 바래요.


즐거운 날

마음이 여유로운 날

당연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넉넉한

로맨스를 선물하는 시간,.


매일 우리 곁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가난이건

어떤 모습이건


우리와 다르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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