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동

Ep10 다 마르지 않은 신발이 꿉꿉하다.

by 요거슨 댈리

머릿속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의 앰뷸런스 소리와 형의 영안실의 모습이 이어지며 지나간다.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익숙한 경험은 그때뿐이다.

생각이 확고해진다.


“그래서요? 엄마는 얼마나..........”

“어후. 어떡해. 동생은 몇 살이야?”

“엄마는요?”

“어머. 저렇게 어린데........ 넌 몇 살이랬지?”

“저기요! 엄마는요!”

“그게 아무래도 돌아가신 거 같아. 우리 잘못이긴 한데 꼭 우리 잘못만은 아니잖아. 그치?

어떻게 우리가 장례비는 내도록 할게.

이번 달 월급도 따로 챙겨줄게. 뭐, 우리가 장례비까지 낼 건 아니긴 한데, 그래도 애들이 이렇게 어린데.”


구구절절한 말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

고개를 돌려 하연이를 보자 쥐고 있던 젓가락을 그대로 밥상 위에 내려놓는다.

이따위 상황이 익숙한 하연이와 내가 너무 싫다.

이렇게 빨리 받아들이는 내가 싫다.


검은 옷을 찾아 입고 운동화를 신자 아직 다 마르지 않은 신발이 꿉꿉하다.

주인아주머니 차에 올라타자 김치 냄새가 가득하다.

하연이가 아무 말 없이 뒤를 따라온다. 영안실의 팻말이 보이자 하연이가 멈칫하며 서버린다.

그런 하연이를 그대로 두고 영안실로 들어간다.




그림출처: fubiz.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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