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방 안
손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는다
벽 어디를 짚어도
찾을 수 없다
온 밤을 헤매고
모두가 잠든 후
허우적대는 손을
멈추면 비로소
생각이 꺼진다
어두운 밤, 간간히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고
모두가 잠들어 조용하고 캄캄한 밤
잠에 들고 싶어도 잠들지 않는 밤이 있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왜 잠들지 못할까?
생각한다
아마
방금 본 유튜브가 너무 재밌어서
낮에 회사에서 한 실수가 떠올라서
애인과 했던 대화를 곱씹느라
아니면 신체 호르몬 변화 등등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잠 못 드는 밤
우리는 캄캄한 머릿속을 돌아다니고 있을지 모른다.
'얼른 자야지'라는 생각을 안 하려고 애쓰면서 말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고등어 같이 퀭한 미소를 지으며
잠을 잘 못 잔다고 이야기하면
지인들은 걱정해 주는 마음으로 묻는다.
"자기 전에 생각이 많은 건 아닌지"
"평소에 걱정이 많은 성격은 아닌지"
그만큼 많은 생각과 걱정은
숙면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진 거겠지.
'얼른 자야지'하는 생각조차도 말이다.
지인들의 말처럼 나는 근심, 걱정이 많아서
오늘 있었던 일, 내일 할 일
평소 하던 고민들, 앞으로의 계획 등
침대에 누워 온갖 생각을 하는 편이긴 하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영화 '어바웃타임'의 주인공이 하루를 다시 살 때처럼
오늘 하루를 곱씹듯 돌아보는 날도 있었다.
나도 이런 생각들이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이 시간, 캄캄한 어둠 속 나 혼자만의 시간에
사색이 짙어지는 걸 어찌 막겠는가.
TV나 휴대폰 불빛에 빠져 잠들지 못한다면 TV와 휴대폰을 끄듯.
책 속 주인공의 여정이 두근두근 설레어 잠을 못 잔다면 책을 덮듯.
생각도 밥솥 스위치처럼 탁- 끌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어두운 밤 모두가 잠든 이 시간에
내 머릿속으로
파도처럼 밀려오는 생각은 해일 같아 도저히 막을 수가 없는걸..
예민한 일상을 벗어나 혼자만의 사색을 할 여유가 생기는 어느 날
머릿속에 생각이 밀려들 듯, 꿀 같은 잠이 밀려오는 날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