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걷다보면

by 공백감자

길을 잃은 아이에게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하듯


내가 걷는 이 길이

정답인지 몰라

멈춰 섰다


하지만

길은

앞서 간 사람들의

닳고 닳은

흔적


적어도 우리가

혼자는 아니라는 거겠지






쏟아지는 콘텐츠들 사이에 사는 현대인 중 한 명으로서

개성 있고 특별한 사람들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사는 게

잘못된 길에 들어선 듯 두려운 적이 있었다


평범함이 주는 편안함, 불안함, 막연함

나만 이렇게 사는 건 아닌가

나만 잘하는 게 없는 게 아닐까

내 발목을 잡는 질문들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져도

끝내 답은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숨 쉬고 있으니 살아갈 뿐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들,

우리 모두 재능이 빛을 발하는 직업을 갖는다거나

인생에서 종착지가 될 꿈을 가지길 기대하지만

세상 사람 모두가 그것들을 가질까?

그것을 찾다가 시간을 허비하기만 하는 건 아닐까?

내 인생은 무색이라고 비난만 하지 않을까?


그 해답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소울'에서 힌트를 준다

영화에서는 재능이나 꿈이 없어도 살아갈 의지나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한다

지하철 바람, 자전거 타는 풍경, 단풍열매의 날갯짓

그저 눈 닿는 세상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일상에서 찾은 주인공의 '스파크'처럼,

즉, 일상에서 ‘살아갈 이유’를 찾은 것처럼,

우리의 '스파크'도 일상일지 모른다


난 재능을 살린 직업을 갖지도 않았고,

인생을 걸고 이루고 싶은 꿈도 없지만,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다는 해답을 찾기 위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시로 쓸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우리와 나눌 것이다

일상 그 자체만으로도 살아가기 충분하다고 말하기 위해서 말이다


영화 '소울'에서 알려준 또 한 가지

Life is full of possibilities

인생은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


어쩌면 나는 특별한 재능도, 원대한 꿈도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개성이 넘치는 이 세상에서 평범함으로 무장한,

가능성이 어디로 펼쳐질지 모르는,

공백감자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