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기로 한 이유

혼자라도 나답게 살겠다

by 달보


이 글에는 책 《갈매기의 꿈》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은 참고해 주세요.




주말이라 아내와 현이와 함께 집 앞 카페에 커피 한 잔 하러 갔다. 혹시 몰라 겨울 점퍼 주머니에 들어갈 만큼의 얇은 책 두 권도 챙겼다. 하나는 《간소한 삶의 관한 작은 책》, 다른 하나는 《갈매기의 꿈》이었다. 《갈매기의 꿈》은 아내가 예전에 사서 수납장 위에 올려둔 책인데, 현이를 재울 때 읽어주려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


현이가 고맙게도 카페에서 얌전히 앉아 있어 준 덕분에 《갈매기의 꿈》을 거의 다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갈매기 조나단과 내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나단은 생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 갈매기 무리 속에서 혼자서 '나는 법'을 연습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다른 갈매기들은 그런 조나단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고, 결국 그를 추방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후 조나단은 자신을 추방시킨 갈매기들을 뛰어넘는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난다. 그리고 자신처럼 깨달음을 얻고 싶어 하는 갈매기들에게 사랑과 자유는 나누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조나단이 무리에서 벗어나는 대목에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조나단처럼 추방당한 적은 없지만, 난 독서를 하면서 무리에서 스스로 벗어나기를 택했기 때문이다. 한때는 '그들'처럼 사는 게 정답인 줄 알았지만, 책들은 세상에 '정답'따윈 없다는 걸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난 그 가르침을 흘려 듣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 대가로 주변 사람들과 멀어지며 고독을 얻었지만, 덕분에 난 나만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생각해 보면 책을 읽기 전에도 사람들이 들끓는 곳은 가기 싫었는데, 아마 내 본능이 그런 곳을 거부했는지도 모른다. 경험상 사람들은 4명 이상만 넘어가도 분위기가 산만해지고, 평소엔 하지 않을 법한 생각과 언행을 일삼으며, 불필요한 돈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단지 사람들이 모였을 뿐인데 말이다.


다수에 속하는 게 혼자인 것보다 이점은 더 많을지도 모른다. 편하고, 쉽고, 든든하니까. 아직까진 다수에 속해 있던 세월이 더 길어서 그 특유의 편안함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럼에도 나는 고독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 같다. 이젠 글도 쓰기 시작했으니, 돌아갈 길은 이미 사라져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난 무리에 속하고 싶지 않다. 무리에 들어가는 게 싫어서가 아니라, 무리에 파묻히다 보면 내가 사라질 것 같아서 그렇다. 나라는 색깔이 옅어지는 건 원치 않는다. 외로움을 달고 살지언정, 갈매기 조나단처럼 온전한 나로서 자유롭게 살다 가고 싶다.


어쩌면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기 싫었던 건,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일수록 멀리했던 건,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것일수록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던 건, 내 안에 깃든 본성이 나를 깨우고자 한 울림이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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