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인간들
인지부조화는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불합리한 사고도 이성적인 사고로 믿게 한다. 그러나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의하면 이런 유형의 합리화는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의 존재마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선택지는 좋은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다. 선택지가 적정 수준을 넘어가면 오히려 나쁜 선택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까지 불러온다.많은 선택지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골랐다면 만족할까? 아니라는 것이다.
선택에서 배제된 대안을 두고 후회하게 된다. “핑크색 원피스를 샀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다시 스트레스가 된다. 결국 조금 모자라는 선택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그것에 만족하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이다.
- 책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중에서
불완전함은 인간의 특징이다. 다들 본인이 이성적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겠지만, 자신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스스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세상 그 어느 누구도 결함이 없는 사람은 없고 본인만의 독창적인 특징이 있을 것이다. 책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에는 인간 역사에서 일어난 일들을 사례로 들며 사람 심리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수십 가지의 사례가 실려있어서 한 가지 주제에 깊이 파고들지는 못하는 게 개인적으로는 아쉽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어떤 교훈을 받아들일지는 책을 읽는 독자의 안목에 따라 많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나 느끼지만 사람은 정말 결함이 많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건을 목격했을 때 사람들은 상식 밖의 일이 일어났다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냐고 손가락질 하지만, 알고 보면 그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모두 자기자신의 삶에서는 각자 예상 밖의 행동을 일삼으며 살아간다. 자기자신에게만큼은 지극히도 관대하기 때문에 손가락질은 밖을 향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매일 마주하는 상황마다, 매일 마주하는 사람마다 본인의 참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눈치를 못 채는 것인지, 알면서도 무시하는 것인지는 알 방법이 없지만 말이다.
본 책을 읽으며 '인간은 이토록 오류투성이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 생각해 보니 왜 이것이 오류인가에 대한 사유를 해봤다. 오류라는 것도 하나의 비교 대상이 필요하다. 그 비교 대상이란 아마 '정상'범주에 들어가는 보통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보통 사람, 정상인이 어디에 있던가? 그것조차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허상의 개념이라는 것을 놓고 보면 이 책에 나오는 인간들의 행동들도 이상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찌 보면 인간이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날 만한 일들이 일어난 걸지도 모른다. 어떤 현상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판단하는 것 자체부터가 착각이다.
정상인이란 무엇일까?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사람? 상식 수준의 생활을 유지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 이런 것에 집착하는 사람만큼 이상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 인간의 특징을 고려하면 우리 모두는 일정 범위 내에서 다 이상한 사람들이다. 서로 다 다르기 때문이다. 외모부터 시작해서 생각하는 사고방식, 생활습관, 삶을 대하는 태도, 취미 등 어느 하나 일치하는 사람이 없다.
책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을 읽으면서 인간의 다양한 면모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사례들을 읽으면서 사람은 참 재미지고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고, 나또한 그런 범주를 피해갈 수 없는 한 명의 사람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통찰력의 중요성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다. '현상은 복잡하지만 본질은 단순하다'라는 문장이 이번 책을 읽는 내내 마음 속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여러 책을 읽으며 느끼는 거지만 사례는 적당히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례로 시작해서 사례로 끝나는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다. 물론 수십 가지의 목차를 보고서도 그냥 읽으려고 마음먹은 내 선택의 대가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