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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Oct 19. 2022

#119 무인카페

119번째 미라클모닝



성공학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다. 성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성공하고 싶었으니까. 부자학에 대한 책도 많이 읽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진 몰라도 뭔가 돈을 많이 벌고 싶었으니까. 내 생각엔 꽤나 그런 책을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독서만으로는 크게 변하는 게 없다는 사실을 매번 깨닫는다. 어쩔 땐 이전의 나보다 더 나아진 듯 하면서도 어쩔 땐 이전의 나보다 오히려 겁이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다. 가만히 있다 보면 아직 나의 내면에 남아있는 찌꺼기들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런 것을 걸러내지 않으면 내가 원하는 성공은 불가능해 보인다.


코로나에 걸리기 이전에는 그렇게 잘 되던 새벽기상이 코로나가 내 몸을 훑고 나서부터는 너무 일어나기 힘들어졌다. 코로나후유증일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가만히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기에는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환경을 바꾸려는 시도를 해보려고 오늘은 새벽에 일어나 매일 출퇴근 길에 보기만 했던 24시 무인카페를 왔다. 확실히 어디를 나오려고 해서 그런지 무언가 변화하려는 의지가 남달랐던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원래 깨어나있었던 사람처럼 부드럽게 침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일어나자마자 씻으면서 내 머릿속의 이런저런 잡생각들을 떠오르는 것을 관찰하며 집을 나섰다.


그렇게 도착한 새벽 5시의 무인카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취객인지 오갈데 없는 어린 애들인지 모를 남자 2명이 중앙테이블에서 의자에 기댄 채 잠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커피머신에서 커피를 뽑는 동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잠들어있었다. 저 사람들과 나의 인생은 얼마나 다른 세계일지 문득 궁금해지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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