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더 나은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쓰기의 목적

by 달보


누군가 말했다. 매일 글을 쓰고 있는데 오히려 매일 쓰기 때문에 내 글이 더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고. 글을 매일 꾸준히 쓴다는 것도 이미 대단하지만, 그렇게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지는 글이란 무엇일까. 애초에 더 나은 글이라는 게 존재나 하는 것일까. 내가 다듬고 다듬고 다듬어서 세상에 내놓은 글이라고 안 좋게 보는 사람이 없을까.


더 나은 글이 성립될 수 있는 조건은 그보다 더 못한 글이 있어야 한다. 근데 글의 성질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고 글쓴이의 상태도 제각각 다르다. 인간이 쓰는 글은 크게 보면 모두 하나의 범주에 속하지만 매일 새로운 글이 써지는 것은 세상과 사람의 상태가 매일 변하기 때문이다. 더 나은 글을 판가름 하려면 같거나 최대한 비슷한 글이 있어야 비교가 될 텐데 그런 비교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온라인에 공개적으로 발행하는 글이어도 마찬가지다. 조회 수가 많이 나오는 글이 좋은 글이 되진 못한다. 공유가 더 많이 되었던 글이 이전보다 더 나은 글이라고 단정 짓진 못한다. 그렇다면 대체 더 나은 글이란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어쩌면 스스로 만들어 낸 기준에 의해서 한 자라도 더 쓸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물론 이런 고민은 매일 글을 쓰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매일 글을 쓰다 보면 이런저런 고민이 참 많이 든다. 하지만 이럴 때마다 나는 유명한 작가들조차 첫 문장을 쓰기 전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에서 위로를 받는다. 그들도 그러할진대 나 같은 일반인이라고 오죽할까. 그래서 그냥 쓰는 것에만 집중하기로 난 나를 속이기로 했다.


쓰다 보면 결국엔 글을 잘 써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글이 대체 어느 지경까지 이를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장담할 수 있는 건 내 글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나의 의식수준도 아마 비슷하게 올라갈 것이다. 내가 쓰는 글은 '내가 쓰는 글'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 글이 더 나아질 때까지 만족하려 할수록 역설적이게도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만 맞닥뜨릴 확률이 높다.


어차피 쓰기로 했으면 내가 쓴 글에 대한 평가는 읽는 자에게 맡기고 다음 글을 새로 써 내려가는 것이 시간도 아끼고 정신건강에도 참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글도 마음에 들진 않지만 그냥 쓰고 조금 고치고 발행한다. 오늘의 이런 생각은 오늘밖에 하지 못하기에 이렇게 타이핑을 통해서 뽑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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