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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r 21. 2023

결혼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결코 만만하지 않은 결혼생활

어릴 적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건 하나의 꿈이자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였다. 그렇게 결혼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난 결국 훌륭하고 좋은 여자를 만나 평생의 연을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무조건 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이란, 사랑하는 사람끼리 맺는 약속에 불과하며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의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 무엇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지는 당사자가 되어보지 못하는 관계로 자세한 내막을 알 순 없지만, 아마 '책임감과 막연한 두려움이 많은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대부분은 아마 고생길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결혼을 하게 되면 자제해야 될 것, 지켜야될 것, 신경 써야 될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결혼해서 행복한 일들을 떠올리기 보다는 본인의 인생을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너와 나만의 이야기였던 연애가 결혼이라는 무대로 옮겨가면 우리와 너희의 이야기로 배경이 바뀌게 된다. '사람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둘만 해도 이런 저런 문제들 때문에 갈등을 빚고 화해하느라 바쁜데, 가족과 자녀의 문제까지 얽힌다면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실제 결혼을 하게 되면 확실히 혼자 살아가는 것에 비해 삶의 난이도가 부쩍 올라가게 되고, 그만큼 일상이 불편해진다. 이런 결혼의 현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 할만큼 행복하게 잘 살아가는 천생연분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범주에 들어가기 어렵다. 확실히 결혼은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쓴 맛이 강한 게 사실이다.



문제는 도망가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들이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면, 꼭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인생의 문제는 언제나 우리를 따라 다닌다는 것이다. 결혼하면 결혼생활에 대한 문제들을 마주하겠지만, 반대로 혼자 살면서 일어날 법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이 된다.


이래나 저래나 어차피 죽기 전까지는 살면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문제와 고민들을 떠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생은 결혼한다고 더 고생한다거나, 결혼하지 않는다고 고생을 덜 하는 그런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결혼한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거나, 혼자 살아간다고 해서 대단히 편안한 삶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사실 결혼이 인생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거나 말거나 우린 어차피 똑같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만약 결혼을 한다고 해서 등에 없던 날개가 돋히거나, 엉덩이에 꼬리라도 달린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게 될 모든 문제는 관계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살다 보며 마주하는 모든 문제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고,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문제만 일어난다는 말이 있다. 난 그런 문제들을 잘 헤쳐나갈수록 사람은 보다 더 단단해지며 그만큼 성숙해진다고 생각한다. 사소한 문제를 크게 받아들여서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온전히 본인의 선택에 달렸다. 어떤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면 될 일이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확실히 골치 아픈 일이 많이 생긴다. 하지만, 혼자 산다고 해서 삶이 쉬워지는 것도 아니며, 혼자 산다고 해서 인생이 더 편해질거라는 보장도 없다. 난 개인적으로 결혼을 포기하고 혼자 살아가게 된다면, 그동안 살아온 세월을 그대로 반복하며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동기부여가 생길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조건보다 더 중요한 것

사람 사는 건 시기적인 특징만 조금씩 두드러질 뿐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그 모습들은 다 비슷하다. 사실 사람이 어떤 경험을 통하여 얻게 되는 건 느낌 또는 감정밖에 없다. 색다르고 특별한 경험이라고 여기는 건 생각과 인식의 차이일 뿐이다.


난 어떤 항목들을 조목조목 따져가면서 결혼을 결심하지 않았다. 아무리 첫인상이 좋아 보이는 사람도 사겨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듯이, 아무리 오래 연애를 해온 사이라도 결혼해서 같이 살아보지 않으면 어떤 일을 겪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경제적인 조건도 건강한 결혼생활에 있어서 중요하긴 하겠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혜와 처세술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성숙하지 않으면 결혼생활에서 일어나는 그 수많은 문제들을 현명하게 대처하긴 어려울 것이다.


난 지금의 아내를 만나기 전에 했던 마지막 연애에서 '모든 문제는 내가 만들어낸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던 게 내가 과감히 결혼을 결심하게 된 가장 커다란 이유였다. 누구보다도 이성적이라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오히려 그런 나 자신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라는 것을 깨달은 뒤로는 두려울 게 없었다. 모든 문제는 내게서 나오는 걸 알았으니, 나만 잘하면 큰 문제없이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글은 결혼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넓은 범위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하고 싶어서 쓰게 된 글이다. 결혼을 포기하고 혼자 살아가며 경험하게 될 일들은 이미 그전에 겪어왔던 것들과 아마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다. 그에 비해 결혼해서 마주하게 될 그 수많은 사건사고(?)들은 아마 많이 고생스럽고 힘들겠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고 깊은 의미가 있을 거라고 난 강하게 믿는다.


이미 태어나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삶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기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겐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아가는 동안에 결혼을 포기하는 건 꽤 아깝지 않을까.


배우자와 살을 맞대고 살아가며 겪게 될 갈등, 배려, 성장 그리고 자식을 낳아서 키워보는 경험은 결혼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누릴 수 없는 삶의 축복이다.


우린 혼자서도 잘 살아왔다. 그렇다면 함께 살아보는 것도, 생각보다 꽤 잘 해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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