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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Apr 02. 2023

내가 재미없게 살아가는 이유

훌륭한 부모가 훌륭한 아이를 만난다


괜찮은 어른이 될 것

미래에 만나게 될 나의 주니어에게, 간절히 바라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건강할 것. 또 하나는 한 명의 인간으로서 완전한 독립을 할 수 있을 것. 그리고 나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 항상 다짐하는 생각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내가 아이에게 바라는 만큼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걸 직접 보여주는 것이다.


아무리 사랑하는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너를 위한다는 이유로 아이에게 이래저래 훈계를 둬봤자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나의 성장과정을 돌이켜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을수록 아이의 존경심을 얻을 수 있을 만한 어엿한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어른의 모습에 정해진 정답 같은 건 없지만, 뭐가 됐든 욕망을 잘 조절하며 내외적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다.


주변에 배우고 싶을 정도로 훌륭한 자녀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시대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아이들이 여전히 딱 내가 받은 것만큼의 교육까지만 받고 있는 게 내가 목격한 현실이었다. 부모라면 자식들이 자기보다 훨씬 더 잘 살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품고 있긴 하지만, 웬만한 교육으로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평생 해야 하는 인생공부와 마찬가지로, 자녀교육 또한 평생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삶을 보며 자라게 된다. 가장 순수하고 어린 시절에 경험하는 부모의 모습이 아이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그런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다. 많은 어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이 다 큰 아이들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의식이 강해지다 보면 생기는 관념들에 의해서 겉으로 티를 내려고 하지 않을 뿐이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뭔가를 경험하고 그에 따라 생각이 바뀌며 꾸준하게 변하는 존재다. 하늘의 섭리를 모두 깨우친 듯한 어른들도, 다 컸다고 생각되는 자식들도 매일 생각이 바뀌고, 텐션이 요동치며 그렇게 살아간다.



내가 절제하며 살아가는 이유

언제나 최고의 교육은 '부모로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효도는 '자식으로서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내 아이가 부모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이 험난한 사회 속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욕망은 성장하는 데 있어서 좋은 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과하다면 실패하기에 딱 좋은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로 걸어 들어가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된다.


지금처럼 새벽에 일어나고, 술을 멀리 하고, 꾸준히 운동하며 자극적인 콘텐츠와 담을 쌓고 사는 것은 글쓰기를 하기 위한 게 현재로서는 가장 큰 이유이다. 하지만 훗날에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기도 해서 더욱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훗날 만나게 될 아이가 '이렇게 자라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모습이 확실한 만큼 나 자신이 몸소 실천하여 더욱더 그런 모습과 결부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때는 아무 의미 없이 소비적인 삶을 살아왔던 사람으로서, 언제나 마음의 끈을 놓으면 다시 그런 시절로 쉽게 되돌아갈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더욱 절제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산자의 삶, 통제하며 살아가는 삶, 욕망을 절제하는 삶은 조금 더 에너지가 들긴 하고 귀찮긴 하지만 그만큼 훨씬 재밌고 뜻깊다.




주변 사람들은 날더러 '뭐 그렇게 힘들게 사냐', '나사 하나 정도는 풀고 살아도 되지 않냐'라고들 한다. 그들의 눈에는 내가 되게 빡빡하고 재미없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하긴, 예전의 나로 돌아가서 지금의 내 삶을 구경한다면 정말 재미없게 지낸다고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하다.


이걸 비밀이라고 해도 되나 싶지만, 사실 난 그 누구보다도 재미있게 살고 있다. 더 좋은 건 오늘보다 더 재밌고 뜻깊은 날이 나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좋지만, 내일은 더 좋을 거라는 기대를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살아간다.


난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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