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들은 가짜였다

세상과 나를 올바르게 의심하기

by 달보


의심을 품는 것은 깨달음의 첫걸음입니다. 제가 독서를 한 이래로 가장 커다란 수확은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단지 '사람'에게만 의심을 품지 않으면 됩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본인만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사람은 죄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그저 생각과 욕망 또는 무언가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뿐입니다. 그 모든 것들이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일어난 순수한 것이었다면 인간은 아마 '후회'라는 것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의심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생각, 관념, 문화, 가치, 언어 등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은 전부 한 번 정도는 나만의 시험대 위에 올려놓고 재평가를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것들을 최초로 만들어 낸 사람조차도 본인의 머릿속에서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낸 '주관적인 개념'에 불과하기에 나의 이치와는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정답'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을 따르며 살아가는 것만큼 후회가 많이 남는 인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내가 이미 알고 있고 믿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자 본인의 선택사항입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일로 인해서 내가 믿고 있던 것들에 균열이 가기 시작하면 끝없는 공허함과 무력감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여태껏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들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것에 최소한 한 번쯤은 의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현실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기에 어쨌든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지만, 실제로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오히려 비현실적인 것들이 모든 현실을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모든 산업은 당장엔 비현실적인 그 무언가를, 현실세계로 구현해 내기 위해 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먹고사는 문제는 이미 예전부터 해결이 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현실 너머의 이상을 추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현실적이니, 비현실적이니 라는 구분도 인간이 만들어 낸 하나의 비현실적인 생각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누군가의 현실에서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의 상상력은 거의 무한대에 가까우며, 그 상상력의 힘을 이용하여 더 많고 다양한 것을 보고 느끼려 하면 할수록 세계관은 보다 더 넓어지게 됩니다.


원래부터 알고 있었다고 해서 그저 그런 것들에만 의지하며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면 몸과 마음은 편할지 몰라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비상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특히 기하급수적으로 변하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는 그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세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세상만 변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도 매일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미세한 변화를 모두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주름이 파여 가고 있는 모든 과정을 인지할 순 없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거울을 보니 짙은 주름을 발견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알고 있던 것들도 '알았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과거의 것이 되어 버립니다. 실제로 본인이 얻은 깨달음이라고 해서 그것이 영원할 거라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식은 의지를 가지고 세상과 자기 자신을 깊게 인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만큼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의심이라는 말보다는 '관찰'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 자신을 매일 관찰하고 세상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면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커다란 통찰을 얻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어느 경지에 이르게 되면 '의심'이나 '믿음'같은 것들은 아예 머릿속에 떠올리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단지 작은 깨달음을 얻기만 하면 됩니다. 의지를 갖고 노력하다 보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겁니다. 만약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면 스스로도 멈추기 힘들 만큼 세상과 자기 자신을 더욱더 깊이 들여다보려고 알아서 노력하게 됩니다.


'의심'이라는 단어에 무의식적으로 부여한 부정적인 기운을 벗겨내고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할 수만 있다면,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이 모두 '생각'이 만들어 낸 가짜 옷을 입고 있었다는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모든 것들에 올바른 의심을 품어봄으로써 진짜 세상을 만나 이전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이 월요병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