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읽으라고 그리 어렵게 글을 쓰는 걸까
난 내 글이 읽기 쉬운지 어려운지 감히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런 의도를 지닌 채 글을 쓰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저 마음 안에 존재하는 이야기들을 있는 그대로 꺼내려는 것에만 집중하는 편이다. 초고를 다 쓰고 나서 뒤에 퇴고할 때는 어느 정도 다듬긴 하지만 여하튼 '읽기 쉽게 써야 한다', '전문적이게 써야 한다'와 같은 생각은 일부러라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생각들이 오히려 글쓰기를 방해하는 훼방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는 최대한 많은 글을 써내는 것이 중요한 위치라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쉽게 글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읽히기 어려운 글'을 목격했을 때이다. 의도를 한 건지 일종의 집착인 건지는 몰라도 온갖 함축적인 용어로만 문장 전체를 도배하는 글을 가끔 만난다. 그렇게 온갖 용어들로 도배한 글을 읽게 되면 순간적으로는 전문가가 쓴 글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금세 얼마 지나지 않아서 더 이상 읽어 내려가기가 귀찮아질 정도로 난해한 글이라는 생각이 일어난다.
그런 글이 가끔 원망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막상 힘들여서 끝까지 읽어보면 전하고자 하는 내용 자체는 별 거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의미가 담긴 것도 아니고, 복잡한 내용인 것도 아니다. 그런 글을 읽게 되면 왠지 모르게 글을 의도적으로 포장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사람의 글을 읽지 않게 된다. 그런 유형의 글을 쓰는 사람은 다른 글도 분위기가 비슷했다.
어려워 보이는 말들로 써진 글을 볼 때면 되게 전문적이고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뭔가가 있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게 쓰는 것보다 쉽게 풀어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되면서 어렵게 쓴 글이 결코 잘 쓴 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진 명저들의 공통점은 평범한 사람들도 읽고 이해하기 쉽게끔 글을 썼다는 것이다. 알아보는 사람만 알아보게끔 하는 쓰는 글은 일종의 오만이 섞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렵게 글을 쓰는 사람들은 수준이 높은 게 아니라, 단지 그렇게밖에 쓸 줄 몰랐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