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감정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안 하는 게 낫다

느리더라도 좋은 감정을 유지하며 살아가기

by 달보


풍선


어릴 때 풍선을 잘 부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신기했다. 난 아무리 공기바람을 세게 불어넣어도 풍선이란 놈은 내게 적대감을 품기라도 한 듯이 귀한 내 숨만 가져가고 덩치는 전혀 불려 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왠지 모를 고집에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스스로 공기바람을 이렇게도 불어 보고 저렇게도 불어보면서 혼자 방법을 찾아 나갔다. 계속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하다 보니 우연찮게 풍선 주입구로 제대로 숨을 불어넣는 법을 터득할 수 있었다. 그렇게 결국 풍선은 흰 수건을 던지고 나의 숨을 가득 머금어 주었다.


가끔 이런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시도를 했다가 금세 벽에 부딪히고 약간의 좌절감을 느끼면서 그것을 동력으로 삼아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항상 큰 보람을 안겨주곤 했다.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고, 비디오게임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혼자만의 생각으로 뭔가를 이루어내는 것은 남다른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나보다 먼저 앞서 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정보를 검색하고, 공략집을 찾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는 효율적인 방법들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써 월등한 가치가 있다. 비록 최고의 해답을 찾지는 못할지언정 자신의 내면에서 답을 찾았을 때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뿌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있어서는 빠르게 답을 찾는 것보다, 느리더라도 기분 좋은 감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감정은 일종의 신호이자 지표다. 아무리 원하던 결과를 맞이하고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한 위치에 오른다 하더라도, 좋은 감정이 뒤따라오지 않으면 그건 그냥 본인이 애초에 원하던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다들 추천하는 독서, 운동, 명상 등과 같은 것들은 그 활동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런 활동의 진정한 목적은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혹은 '기분을 가라앉히기 위해서'하는 것들이다.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남들이 좋다는 명상을 한 번 따라 해 봤는데 기분이 오히려 나빠진다면 차라리 안 하는 것만 못하다. 본인이 어떤 것을 할 때 가장 충만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지를 찾는 게 관건이다. 항상 좋은 감정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좋지 않은 감정이 일어나는 상황이 마냥 나쁜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좋은 감정이 들 때보다 더 중요한 지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가 나를 기분 나쁘게 할 때는 어떤 상황에서 자극을 받고 왜 그런 상황이 안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나를 어떤 상황에 놓이게 함으로써 내면의 깊은 수면 아래에 잠들어 있는 문제점들을 밝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가는 교훈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항상 내가 하는 것들 뒤에 어떤 감정이 따라오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좋은 기분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면 물론 더 좋겠지만, 좋은 기분 나쁜 기분 따질 것 없이 모든 상황들이 내게 어떤 신호를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편안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인생의 태도를 갖추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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