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가볍게 시작하는 마음
글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이다. 초고를 쓸 때도 가장 어려운 것은 초고를 쓰기 시작하는 것이고, 글쓰기를 이어나가는 게 힘든 이유는 중간에 쉬다가 다시 시작하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분명히 어제는 잘 써지던 글이 오늘은 좀처럼 시작하기가 힘든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모든 글쓰기는 생각으로 써내는 것이지만 반면에 그 생각 때문에 수많은 글이 제한당하기도 한다. 시작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고 적응하기가 힘든 것이다.
하지만 시작이 진짜 어려운 이유는 시작을 '시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시작은 가만히 있던 상태에서 단지 첫걸음을 떼는 과정에 불과하지만, 그 한 걸음에 모든 것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에 시작 자체가 두려워진 나머지 한 걸음조차 나아가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조차도 글을 쓰기 전에 '시작과 끝'을 한꺼번에 생각하기 시작하면 도저히 손가락 자체가 움직이지 않는 경험을 많이 했었다. 반면에 일단 제목부터 먼저 적고 나서 생각하기로 하고 제목을 타이핑하는 순간, 갑자기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훤하게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손가락은 알아서 움직이곤 했었다. 꼭 제목뿐만이 아니라, 어떤 글자라도 끄적이기 시작하면 뒷일은 알아서 자연스럽게 흐름을 타게 된다.
이런 맥락으로 생각한다면 글쓰기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값비싼 글쓰기 강의나 독서, 사색이 아니라 시작을 '시작'할 줄 아는 마음, 시작을 전체적인 과정에서 분리해 낼 줄 아는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 새벽기상을 통해 글쓰기를 하기 시작하여 여태껏 매일 꾸준하게 글을 써오고 있는 나의 경험상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쓰는 것'이었다. 글 쓰는 사람들의 입장은 다양하겠지만, 만약 나처럼 글의 질보단 양을 추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것보다도 글쓰기를 쉽게 시작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