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세워봤자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생각의 모서리마다 날이 서 있는 것과도 같다. 언제 어디서 부딪힐지 알 수 없는 인생살이에서 날이 서 있는 것만큼 본인에게 해로운 것은 없다. 뭐든지 날카로울수록 흠집이 잘 나고 부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더 안 좋은 것은 부딪히는 것마다 본인을 포함한 다른 것들에게도 상처를 남긴다. 지혜가 쌓인다는 건 어찌 보면 이런 날이 선 생각의 모서리들을 조금씩 다듬어서 삶을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생각이 유연해진다는 것은 이전에는 '마찰'로 빚어졌던 것들이 이제는 '접촉'이 되어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의 조합을 통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춰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부는 혼자 해 나가는 것이 맞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재료'가 필요하다. 그런 재료들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결코 얻어낼 수 없는 것들이다. 우주와 자연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존재들로 인하여 마음에 들어오는 재료들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그것들을 나만의 시선으로 탐구하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더 큰 사람이 되는 것이다.
모서리는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자연에 직선과 경계가 존재하지 않듯이, 모서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의 생각을 유연하게 다듬는 것은 '그렇게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생각에 날이 서 있다는 것은 원래는 평화로웠던 마음의 기본값이 어떤 경험이나 계기를 통해서 한쪽으로 쏠린 현상이다. 그렇게 스스로 다듬어 낸 날카로운 면을 본인의 특성이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날카로움은 결국 본인의 살도 파고드는 양날의 검이 될 수밖에 없다.
둥글둥글하게 사는 것이 최고다. 날 세워봤자 그 밥에 그 나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