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 난 하는 것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내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강한 편이었다. 이런 마음 때문에 하는 것마다 쓸데없이 작업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다. 여기서 다행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점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수록 결과물의 퀄리티가 좋았다는 것이다. 내가 좀 지치긴 하지만 결과물은 시간을 들이는 데 비해서 좋아지니 완벽주의 성향이 더욱더 날카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난 내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사실 어릴 적부터 '어설프다'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난 언제나 어설픈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다 보니 그 어설프다는 평가를 벗겨내고 싶었는지 하는 것마다 적당히 할 줄을 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설프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내게 끝까지 물고 늘어지게 하는 집념을 심어줬던 것 같다.
다행인 점은 20대 후반쯤부터인가 책을 통해서 내가 완벽주의 성향 기질이 다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그전에는 그냥 별생각 없이 고민을 할수록 결과물이 좋아진다는 생각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매일 밤을 새는 일이 잦았다. 시력이 1년 만에 1.5에서 0.1이 될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았다. 난 내가 하는 노력들이 그렇게 선을 넘는 행위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완벽주의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소 행동을 조절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난 그저 주어진 업무에 맞게,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내가 자체적으로 만들어 낸, 집착에 가까운 마음의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불필요한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았던 것이다. 그만큼 돌아오는 사람들의 '인정'은 찰나의 순간을 빛내주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게 별 의미도 없는 허무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전히 뭘 할 때마다 완벽주의 성향이 여전히 내 안에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항상 그 부분에 대해서 경계하고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장수하려면 좋은 것을 먹기보다 적당히 소식해야 하는 게 그 비결이라고 한다. 그처럼 인생을 잘 살아가는 비결도 남들의 인정을 받거나 자기 자신에게 인정받느라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기보다는, 무덤덤하게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적당히 살아가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완벽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