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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May 31. 2023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이 현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진실


부정적인 현실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긴다. 결혼생활이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과연 얼마나 결혼생활이 힘들까. 정말 결혼생활 자체가 힘들어서 힘들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결혼생활로 인해서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견디기 힘들고 인정하기 싫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에 그런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서 그 죄명을 결혼에다 뒤집어 씌우는 것은 아닐까.


사람은 계속 힘들기만 해서는 살기 어렵다. 헌데도 결혼생활이 그토록 더디고 지치는 이유는 결혼 생활 중에서도 극히 일부분인 '힘든 부분'만 계속해서 끊임없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물고 늘어질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에 몸과 마음이 지배당하면 그에 가려진 행복한 현실은 하나도 알아보지 못한다.


결혼하면서 맹세했던 서약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지나간 일은 어차피 나와 더 이상의 관계는 없고 내 앞에 놓인 문제는 '오늘부터' 다시 새롭게 바라보고 풀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결혼생활이 힘든 진짜 이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전혀 찾아보지도 않고 괴로워만 하기 때문에 그런 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느끼는 고통도 일종의 쾌락이자 도피이며 핑계에 속하기 때문에 은근한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포함해 삶이 힘든 이유는 본인이 뭔가를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려놓지 않기에 허튼 욕망에 기대어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바라보며 살기 때문에 더 힘들어지는 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렇게 근근이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실제로는 그렇게 힘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힘들다'라고 생각되는 생각이지, 막상 현실을 자세히 돌아보면 그렇게 힘이 드는 것이 별로 없다. 만약 인간적으로 정말 죽을 만큼 힘들다면 어떤 결단을 내리거나, 무슨 대책을 세워도 진작에 세웠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결혼이 현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진실

결혼이 현실이라며 삶의 힘듦을 토로하는 사람들일수록 진짜 현실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결혼의 긍정적인 효과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이전보다 더 성숙해지고 더 잘 살아갈 수 있는 공부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서로 마찰이 생길 수는 있지만 그런 일들조차도 당연한 과정의 일부라고 여길 줄 알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고 믿고 의지하며 하나씩 조금씩 극복해 가며 서로가 서로를 위해 더 큰 사람이 되어가는 것에 커다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돈도 없고 능력도 없는데 남들 다 새 아파트 들어간다고 빚더미에 스스로 인생을 내던지고, 실제론 그렇게 필요도 없는데 남들 다 타고 다닌다는 이유로 크고 좋은 새 차를 빚내서 사버리고, 별로 쓸 일도 없지만 그저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쓸데없는 물건들로 집을 가득 채우고, 애초에 관심도 없었지만 요즘 핫하다는 이유로 전에 없던 취미생활을 가지면서 불필요한 지출이 너무 많이 늘게 되는 이러한 결혼생활을 이어나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렇게 미래가 어두워질 수밖에 없는 생활을 이어나가면서 결혼생활이 힘들다고 하는 것은 본인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고, 자제력도 없고,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스스로 왜 하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계속 살아가는 사람은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더라도 진정한 행복을 깨닫기는 어렵다. 행복은 좋은 자극 속에서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고 평온한 상태에서 알게 모르게 내 뒤를 따라다니는 것이다.


본인의 인생을 올바르게 책임질 줄 아는 사람만이 혼자 살든 결혼생활을 하든 뭘 해도 잘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자와 행복한 삶을 꾸려나가고 싶다면, 본인이 스스로 '나 자신과는 얼마나 잘 지내는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본인 자신과도 잘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과 잘 지내는 것을 바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배우자도 어쨌든 완벽한 타인이다. 나와 결혼을 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누군가의 남편이 된다고 해서,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고 해서 '마땅히 해야 할 당연한 도리'는 세상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인간의 어리석은 망상에서 우러나오는 착각에 불과하다.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결혼만 '현실'일까?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현실에 '결혼'이 존재하기나 할까?


난 "결혼은 현실이다"라고 외치기만 하는 사람들일수록 비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대중을 뒤따라가기 바쁜 삶이 곧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정한 현실이 무엇인지, 자기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진짜 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고 과연 내 삶이 정말 힘든 게 맞는 것인지를 진지하게 각 잡고 사유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내려놓으면 사라진다.

답은 내 안에 있다.

삶은 의외로 단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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