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사람들의 모순
예전에 주변에서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내가 하는 모든 생각과 행동들이 그들의 눈에는 터무니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엔 그들의 말에 흔들렸었다. 그들이 나보다 더 철든 사람 같아 보였고, 내가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싫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사람들의 삶도 결코 빛나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어서 그랬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다 나중에 스스로 깨닫게 된 진실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각자의 현실은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니 다른 사람들의 말은 참고만 하되, 전혀 깊게 생각할 거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남들은 그저 내가 하는 말만 듣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보고 유추할 뿐, 나에 대한 깊은 구석까지는 전혀 아는 게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 할지라도 말이다. 난 그래서 내 생각을 믿고 내가 생각하는 대로 살아왔다. 신기하게도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하는 사람들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곤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비슷한 상황은 반복해서 일어나도 이전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잔소리는 어찌 보면 나를 위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자신들과 다른 생각,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를 보며 이질감을 느낌과 동시에 나를 말리고 싶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현실적으로 생각하는 나를 인정하게 되면 자신들의 현실적인 행위가 부정당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비현실적이어야만 본인들의 출처 불분명한 가치관들이 흔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왜 저렇게 남의 인생을 쉽게 생각하고 함부로 참견을 할까'라는 의문이 쉽게 해소될 수 있었다.
우린 각자 다른 평행선상을 달리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다른 세계관을 살아간다. 나의 현실이 너의 현실과 많이 닮긴 했지만 그렇다고 결코 같은 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린 이미 일종의 멀티버스를 경험하고 있다. 내 인생의 정답이 네 인생의 정답일 거라고 생각하는 것만큼 편협한 생각도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존중한다는 건 생각보다 깊고 심오한 영역이다.
내 경험상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일순간에 바꾸기 위해 비현실적인 생각과 행동을 일삼았다. 그들이 말하는 현실은 대부분 부정적인 것들이었다. 삶이 힘든 건 당연한 거고, 돈만이 언제나 최고였다. 그들에게 꿈만큼 비현실적인 것은 없었다. 그만큼 당연히 희망도 거의 없어 보였다.
유독 '현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식투자, 비트코인, 로또 등과 같은 경로를 통해 일확천금을 노린다. 무리하게 투자하거나 허황된 꿈을 가진 사람들의 특징은 당장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현실을 자신이 바꾸기엔 답이 없어 보이고, 돈 같은 외부적인 것들의 힘을 빌려야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내가 책에서 만난 비현실적인 사람들은 오히려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는 사람들보다 더 현실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비현실적인 생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언제 닿을진 모르지만 크게 여의치 않고 그저 오늘도 한 걸음 내딛는 것,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아주 작은 행동이라고 꾸준하게 해 나가는 것, 세상 사람들이 다 손가락질 해도 자기 자신을 믿고 소신을 지키며 원하는 인생의 방향에 맞게 살아가가는 것이다. 작은 생각과 작은 행동이 쌓이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꿈을 이뤘다는 수많은 사례는 이미 책에 한가득 실려 있다.
당장의 현실만 너무 따지고 들면 지금처럼만 살아가게 될 확률이 높다. 눈에 보이는 현실 이상의 그 무언가는 생각해 볼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당장의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현실 너머를 바라보지 못한다면 더 나은 삶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삶 자체가 고통이라는 점은 동의하지만, 고통에 대한 해석은 정의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 대한 근거없는 피해의식은 갖다 버리고, 모든 현실은 스스로 만들어 낸다는 진실부터 깨우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