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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Sep 16. 2023

출근해도 3분 이상 집중하는 게 어렵다면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집중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만약 사회생활을 10년 했다고 치면, 난 그중 9년을 현장직에서 일을 한 셈이다. 경험상 현장에서 일할 땐 사실 집중력이 떨어질 일이 잘 없다. 작업 형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몸을 직접 움직이며 하는 일이다 보니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자연스레 몰입하게 된다. 몸은 좀 고될지라도 할당된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오히려 중간에 멈추는 게 힘들 정도로 집중한다. 아무래도 현장일이 대체적으로 위험요소가 다분히 널려있는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자신의 몸이 크게 다치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웬만하면 작업에 몰입할 수밖에 없다.


근데 현장에서만 일하던 내가 얼마 전부터 사무직으로 옮겼더니, 왜 많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장인 분들이 집중이 안 돼서 고민인 건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컴퓨터 앞에서만 가만히 앉아서 일하다 보니 참 집중하는 게 어려웠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그렇고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로 일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업무와 관계없는 엉뚱한 길로 새게 될 확률이 높다. 일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분간이 잘 가지 않을 때도 있다. 나름 생각으로는 '잠깐 10분만 쉬었다 하자'라고 마음만 먹었을 뿐인데, 10분은커녕 30분 이상의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건 일상이다.


사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마냥 쉬는 걸 그리 선호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틈만 나면 쉬고자 애를 쓰는 건, 하는 일에 의미와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 게으름 피우고 싶어서 쉬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기 싫은 마음에 현실을 회피하고자 어떡해서든 쉬려 하는 것이다. 쉬면 쉴수록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양심적인 부분이 걸리적거리더라도, 일하기 싫은 마음이 더 크다면 누구라도 일하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 마련이다. 그런 악순환이 돌게 되면 개인도 개인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도 치명적인 손해를 보게 되는 꼴이다.




인간은 시간 자체를 인식하지 않을 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사람이 시간을 떠올리지 않을 때는 바로 집중할 때다. 업무에 몰입할 때다.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업무도 막상 손 대기 시작하면, 멈추기가 더 힘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사실 집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진짜 어려운 건 집중이 아니라,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무리 막연한 일이라도 일단 시작하기만 하면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면서 오히려 멈추는 게 힘들어지기도 한다. 일을 시작하는 게 어려운 이유는 먼 곳에 있지 않다. 의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장 하지 않아도 큰일이 벌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이다 보면 사람은 더 게을러진다.


사람이 한두 번 집중하는 건 쉽다. 그러나 회사를 하루이틀 다니고 말 건 아니기에, 사람들은 매일 출근할 때마다 집중해야만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본인도 마음 같아선 정신없이 일하고 시원하게 퇴근하고 싶겠지만, 말처럼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게 바로 회사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재적소에 집중력을 발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게 좋다. 그게 자신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출근해도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해 괴로운 사람이 있다면, 나름의 방법을 찾는 게 좋다. 젊음과 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되돌아오지 않는다.




여기에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 실려 있는 집중력을 되찾는 3가지 방법을 깔끔하게 소개하는 가인지캠퍼스의 북클럽 영상이 있다. 출근하는 게 너무 싫은 나머지 최대한 시간을 끌거나, 회사에서 시침과 분침만을 바라보며 업무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영상에서 소개하는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몰입의 조건 3가지를 소개하자면,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 선택',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한계를 뛰어넘진 않지만 도전적인 수준의 일'이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607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 선택

우선 목표를 명확하게 잡는 건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동력을 부여한다. 이를테면 막연하게 '일을 시작해야지'라는 것보다는 '계획서에 들어갈 차트 형태부터 고르자'라며 마음을 먹는 게 업무를 시작하는 데 있어서 훨씬 더 수월할 것이다. 상사가 내리는 업무지시만 기댈 게 아니라 알아서 본인의 업무를 이리저리 쪼개며 단계를 세분화시키다 보면, 해야 할 일들이 확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할 일의 형태가 명확할수록 아무래도 평소보다는 훨씬 더 집중이 잘 될 것이다.


한계를 뛰어넘진 않지만 도전적인 수준의 일

적당히 도전적인 일은 언제나 인간의 의지를 끌어올린다. 문제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그 정도 수준의 업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을 받는 건 본인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 회사와 팀 내 사정에 따라 부여받게 되는 일이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주어진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다 더 효율적인 방법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다. 도전적인 일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스스로 도전정신을 일으킬 수는 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

사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의미가 없으면 아주 사소한 행동조차 하기 힘들어하는 동물이다. 다만, 세상에 이미 정해진 의미라는 건 없다는 걸 떠올리면 색다르게 접근할 수도 있다. 아무리 재미없는 업무라 해도 어차피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면 스스로 별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다. 게을러 퍼져 있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사소한 의미라도 부여하는 것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데 있어서는 당연히 도움이 될뿐더러, 본인에게도 충분히 이로울 것이다. 회사에서 일을 피하고 게을러지는 게 습관이 되면, 그런 기운이 퇴근하고서도 따라붙게 된다. 웬만하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서라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연습을 한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게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를 업무에 녹여 실현시킬 수만 있다면, 진정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설정이 구축된다. 그러나 말이 쉽지, 정작 많은 직장인들이 목표를 선택할 줄 몰라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적절한 수준의 일을 하기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닐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당장에 다니고 있는 회사가 애초부터 뜻이 있어서 입사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회생활에 첫 발을 내딛을 때 회사를 조건 보고 들어가지 일을 보고 들어가는 게 아니다. 막상 일을 보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실제 업무는 제대로 일을 시작하기 전까진 결코 알 수 없는 법이다.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에 운 좋게 입사한 사람들조차도 업무에 집중하는 게 쉽지 않은데, 조건도 맞지 않는 사람이 일에 흥미까지 없다면 당연히 집중력이 올라갈 수가 없는 게 오히려 정상이라고 본다. 그리고 조건이 아무리 좋은 회사라 할지라도 단지 '다른 회사에 비해서' 조건이 좋은 것뿐이지, 절대적인 조건이 훌륭한 회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개인을 위한 단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끌어올려야 할 필요는 있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퇴사를 하든 이직을 하든 간에 어쨌거나 한 회사로부터 벗어나기 전까지는 어떡해서든 집중력을 적재적소에 발휘하는 게 진정 본인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집중할 수만 있다면 월요병이나, 퇴근시간만을 하염없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일을 내 일처럼 하는 건 무리이지만, 자기 자신의 잠재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연습을 회사에서 한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낫지 않을까.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커리어의 종착지는 아니겠지만, 현재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곳에서도 제대로 된 집중을 하지 못한다면, 당장의 상황을 벗어나더라도 결코 온전한 몰입의 행복을 경험하긴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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