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차피 죽기 전까진 일을 해야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

by 달보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을 떠나서 인간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한 인간이 주도적으로 '생'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일하기 싫고 그저 쉬고 싶다고만 하지만, 살아 있는 인간인 이상 온전히 쉬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의 몸은 가만히 있는다고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주에서 가장 정밀한 신체 내부 시스템이 쉬지도 않고 돌아간다. 달리 말해 '일을 한다', '쉬고 있다'라는 생각 자체가 일종의 착각이라는 말이다. 주말에 푹 쉰다고 해서 피로가 쉽게 가시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편히 쉬었으니 피로가 풀릴 거라는 착각은 근거 없는 기대를 만들어 내고, 그 기대와 현실이 어긋나면 피로감은 더 심해진다. 푹 쉬었다고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정작 몸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데 이전보다 개운하고 스트레스 많이 풀린 것 같다면, 실제로 특별한 무언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지 여러 가지 요소가 얽힌 상황이 운 좋게 맞물리는 바람에 평소보다 개운하고 시원한 상태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고,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들만이 스스로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생각들은 믿을 게 못 된다. 생명의 불이 꺼지기 전까진 좋든 싫든 몸속에 내재된 공장이 끊임없이 돌아갈 것이고, 좋든 싫든 살아 숨 쉬는 동안만큼은 적절한 피로도가 평생을 따라다닐 것이다.


그래서 난 생각한다. 어차피 이래나 저래나 일을 해야 되는 운명을 타고났다면, 이왕에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사람이 흥미가 붙는 일을 하게 되면, 일을 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지', '어떻게 하면 더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만 남을 뿐이다. 반면에 일하기 싫은 마음에 사로잡힌 나머지 언제나 내빼기만 하는 입장을 고수한다면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 해도 의미 없는 일, 그리고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하찮은 일거리나 떠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의식이 맑고 인생에 확실한 뜻이 있는 사람은 본인과 맞지 않는 일을 평생 해야 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견디지 못한다. 그들은 처음부터 과감하게 삶의 방향을 틀 수 있는 용기를 지닌 게 아니라,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전혀 들어맞지 않는 일을 한다는 현실을 도저히 견딜 수 없기에 용기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뿐이다. 그렇게 용기 있게 방황의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과감히 버리고 간 일은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별다른 삶의 목적도 고민도 없는 사람들이 맡게 된다. 주변을 돌아보면 그런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들 하지만,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이렇게도 보기 드문 세상도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먼저 밟고 지나간 발자취를 따라 걸을 뿐이다. 한평생 서로 협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앞서 걸어간 사람들의 발자국을 자신이 먼저 밟겠다며 서로를 헐뜯고 시기질투 하느라 황금 같은 인생의 소중한 시간 대부분을 낭비하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다. 전생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이 찬 것도 아니지만, 내가 바라보는 세상 사람들은 그냥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당장 내 주변만 봐도 기계처럼 일하며 힘들게 모은 돈을 기계처럼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거기서 그치면 참 다행이겠지만, 그것도 부족해 빚도 기계처럼 불려 가며 살아간다. 일부러 가난해지려는 사람이 어딨겠냐만은 실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과 직결되는 행위를 매일 자랑하고 있다. 아주 단순한 원리이지만,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위안 삼아 본인의 행적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을 합리화시킬 뿐이다. 만약 나라 분위기가 지금과는 다르게 도심 속 새 아파트를 무리해서 들어가는 사람들보다, 빚을 어떡해서든 지지 않기 위해 너도 나도 월세살이를 하는 분위기였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무리한 대출까지 받아가며 새 아파트를 들어가려고 애를 썼을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돌아와 사람은 어차피 일하게 되어 있다. 자나 깨나 몸과 정신은 언제나 깨어 있고, 쉰다는 건 생각이 만들어 내는 착각이다. 일하기 싫다는 것도 생각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게 착각이 아니라면 그렇게도 일하기 싫어하던 사람도 막상 업무에 제대로 몰입했을 때, 그만해도 될 시간이 다가왔음에도 좀처럼 멈추기 힘들어하는 현상은 설명하기 어렵다. 인간은 대부분의 시간을 착각 속에 살아간다는 표지를 살다 보니 꽤나 자주 목격하게 된다. 생각을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되는 이유다.




이왕 일을 해야 한다면,

자신과 맞는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 일을 찾는 게 보통 일이 아닌 건 알지만,

처음부터 알고 덤빈 사람은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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