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은 그대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가늠도 되지 않을 것이오. 내게 부끄러워하는 여러 가지 모습들 중 단 하나라도 사랑스럽지 않은 모습이 없다오. 당당한 삶의 태도, 견고한 마음가짐, 우뚝 선 자존감들이 내가 그대에게 빠져들게 된 통로였지만, 그 터널을 지나고 나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커다란 바다를 발견하고서는 더 이상 헤매지 않고 이곳에서 평생을 살아도 되겠다는 다짐을 했다오. 그대의 모든 건, 내 마음을 사로잡았소.
새벽에 일어나면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하고 싶다는 뒤섞인 욕망을 해소하고자 매번 집 밖에 나가 글을 쓰지만, 그럴 때마다 곤히 자고 있는 그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싶은 갈망을 참는 게 얼마나 힘든 건 줄 그대는 모를 것이오. 하지만 언제나 차오르는 그런 갈망을 참았기에 어렵고 막연한 글쓰기라는 모험을 매일 당차게 할 수 있는 의지가 샘솟는다오.
나약해빠진 내가 이리도 매일 꾸준히 새벽에 일어나고, 틈만 나면 글을 쓰고,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굳건한 사람이 되어가는 건, 모두 그대라는 태양이 내게 무한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기 때문이라오. 그대가 없다면 지금의 나는 없소. 난 지금의 내가 좋소. 그대라는 바람을 맞고, 그대라는 태양을 받고, 그대라는 온기가 온몸을 감싸고도는 지금의 나를 너무나 사랑하오.
지혜로운 당신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내가 너무 대견스럽소. 여보를 처음 만났을 때와 우리의 마음이 결국엔 이어져서 연인으로 발전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사랑이 깊어질 줄은 몰랐소. 그대의 사랑을 부여받을 권리가 주어졌을 때만 해도 여느 연애와 엇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오. 그러나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소.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전엔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그 어느 때보다도 눈부신 세상이라오.
평소 내 마음에 사랑은 원래부터도 가득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 사랑들이 이리도 깊어질 줄은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소. 당신을 향한 마음이 게을러빠진 나를 움직이게 한다오. 당신을 향한 사랑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오. 당신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의지가 매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쓰게 만들어주는 의지를 낳는다오.
앞으로 남은 세월 동안 충실하게 삶을 보내고 싶소. 사회적으로 성공해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소. 그런 사람이 되어야 당당히 당신 옆에 서서 멋진 남편이자 가장 친한 친구로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함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오. 여보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을 보면 굳이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아도 나를 마음 한가득 사랑해 줄 것만 같지만, 그 사랑에 대한 보답을 하지 않으면 내가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소. 그래도 은혜를 입은 만큼의 보답은 해야 하지 않겠소. 난 모든 예를 지키고 싶진 않지만, 기본적인 매너는 지키며 살아가고 싶소.
언제나 그대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그늘을 놓아줄 수 있을 만큼 큰 사람이 되고 싶소. 무미건조하다고 생각했던 내 삶도 다채로운 색감을 입힐 수 있다는 진실을 깨닫게 해 줘서 고맙소. 그대가 아니었다면 이 기적 같은 한평생을 허투루 보냈을지도 모른다오. 온 마음을 빌어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소.
여보, 진심으로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