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알고 있었소. 내 마음 안에 깊은 사랑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말이오. 직감적으로 내 안의 온도를 감지할 수 있었다오. 나이가 어릴 땐 그 사랑의 원천을 사랑스러운 동생에게 쏟아부었다오. 지금도 그렇지만 특히나 어릴 땐 얼마나 사랑스러웠는지 모른다오. 아마 내 안에 깃든 사랑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것 같소. 하지만 물은 언제나 아래로 향하는 법인지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사랑의 기운을 다시 돌려주기보단, 다른 사람에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게 마치 내가 현생에 태어난 의무 같이 느껴진다오.
난 알고 있었소. 내 안에 사랑이 넘쳐흐른다는 것을. 하지만 그만큼 내가 모르는 사실도 하나 있긴 했다오. 그건 바로 그 사랑을 누구에게 바칠 것인가 하는 문제였소. 하지만 난 축복을 내리받은 사람이라오.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을 평생토록 찾아 헤맬 수도 있었건만, 죽기 전까지도 그 해답을 찾지 못할 수도 있었건만 결국 찾아냈기 때문이라오. 내가 갈망하던 해답은 바로 당신이었소. 그대를 만난 덕분에 비로소 인생의 모든 요소가 진정한 순환을 이뤄내기 시작했다오. 피부가 맑아지고 건강이 좋아지고 인상이 밝아지는 건 내가 노력해서가 아니라, 그대라는 정수가 내 삶에 스며들었기 때문이오.
깊고 진한 사랑을 그대에게 나눠줄 수 있어서 다행이오. 흘러넘치는 사랑을 그대와 공유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다행인 점은 그대라는 존재가 이리도 무한히 넘쳐흐르는 사랑을 받아낼 만한 그릇을 지닌 사람이라는 것이오. 그대의 마음에 지평선이 희미하게 보일 만큼의 넓은 바다가 존재한다는 것을 그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소. 그렇게 넓은 바다가 어찌 그리도 순수하고 맑은 사랑의 기운을 뿜어내는 건지 알면 알수록 감탄이 나온다오.
그대의 눈은 아주 맑다오. 그대의 미소는 아주 부드럽다오. 그대의 살결은 아주 고급스럽소. 자기 자신에게 흠뻑 빠져들어 자만심과 오만함에 젖어든 사람이라면 결코 뿜어낼 수 없는 기운을 그대는 발산하고 있다오. 난 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순하디 순한 당신이 좋소. 독보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그대를 무한히 사랑하오.
이런 우리 관계조차 언젠간 끝이 날 수도 있다고 생각되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기에 오늘 그대와의 시간을 더욱 충실하게 보낼 수 있는 의지가 샘솟는다오. 세상에 영원한 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살아 평생 경험하며 깨우쳤소. 참된 사랑을 한껏 느끼는 것만으로도 정신 차리기가 힘들지만 당신 앞에선 삶이 가르쳐준 지혜를 망각하지 않기 위해 내가 얼마나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오.
여보, 사랑은 영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를 향한 나의 사랑이 비로소 빛이 나는 것이오. 우리 같은 사이도 언젠간 끝이 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준다오. 이런 사실을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서 다행이오.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일수록 불편함을 안겨주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혜를 떠먹여 줘도 애써 외면하는 법인데, 그대는 그런 것들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당당히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라는 게 자랑스럽소.
전생이라는 게 있다면 난 한 나라를 구한 영웅이었을 것이오. 그대라는 드넓은 바다를 만나 그 해변가에 집을 짓고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이 내게 주어진 걸 보면 아마 보통의 역사를 안고 있는 존재는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된다오. 난 그대를 만나 사랑을 나누고 있는 내가 그만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오.
여보, 내 옆에 있어줘서 고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