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화창한 날씨라면 나가서 나들이를 즐기고 싶기보다는, 나도 당신처럼 편한 집에 누워서 가만히 숨만 쉬며 쉬고 싶다오. 이왕이면 그대 곁에 달라붙어 있고 싶소. 장난도 치고 살도 부비며 되도록이면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사람처럼 굴고 싶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이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이렇게 집 밖으로 기어 나와 편안함을 포기할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바로 당신 덕분이라오. 당신이 편하게 침대 속에 파묻혀 있는 게 내가 편히 쉬고 있는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오. 같이 붙어 있는 것도 좋지만 내가 없으면 없는 대로 혼자서 편히 시간을 잘 보내는 그대가 있어서 참 든든하다오.
나는 잘 살고 싶소. 얼마 전부터 잘 살아야만 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오. 사치를 부리며 화려한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은 추호도 없지만, 단지 그대와 자유로운 시간을 걱정 없이 편하게 보내고 싶을 뿐이라오. 내게 있어서 성공과 돈이란 그래서 필요한 것이라오. 그대라는 존재가 없다면 돈 같은 있으나 없으나 전혀 관계가 없다오. 내게 필요한 건 그대밖에 없소. 내가 욕망하는 건 그대뿐이오. 세상 하늘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그대를 떠올리면 그 광활한 하늘조차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오.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어른으로 자랐다고 생각했소.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을 때면 그저 어리광을 부리고 싶은 아이로 돌아가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내게도 여전히 여린 마음이라는 게 남아있다는 걸 새삼 실감한다오. 그대의 관심을 받고 있으면서도 관심을 받고 싶소. 당신 옆에 달라붙어 있음에도 더 가까이 붙고 싶소. 이미 찍어둔 사진이 많지만 그대를 가만히 바라볼 때면 사진을 수백 장은 더 찍어 고이 간직하고 싶소.
그대는 컨디션에 따라 피부가 왔다 갔다 한다며 불평을 하지만, 난 평소에 그런 낌새를 알아차릴 수가 없다오. 그대의 컨디션이 나빠지는 걸 눈치채지 못하는 나의 무던함은 부끄럽지만, 그대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모든 모습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내 깊은 사랑은 언제나 자랑스럽소. 그대 얼굴에 가끔 나는 피부트러블은 트러블로 보이지 않고, 그대의 일부로 보이기 시작했다오. 내 눈이 이상해진 건지 마음이 최면을 거는 건지는 몰라도 한평생 그대의 모든 상태를 사랑스럽게 바라볼 것만 같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