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억할진 모르겠지만, 우리가 처음 사귀기로 한 날 당신에게 했던 말이 있었다오. 그건 '너를 존재단위로 사랑하고 싶다'라는 말이었소. 이걸 그나마 조금 더 쉽게 말하면 그대의 겉모습이 아니라 영혼을 사랑하겠단 말이었소. 사실 그때도 진심이긴 했지만 뭔가 윤곽이 뚜렷하게 잡힌 상태에서 내뱉은 말은 아니었소. 그저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차올라 전했던 말이었을 뿐이라오. 그런 사랑을 해본 적은 없었지만 왠지 그대에게는 그런 마음을 품고 싶었다오. 그전의 연애경험에서 깨달았던 모든 경험은 당신과의 만남을 위한 거였다는 생각도 들었다오.
요즘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전에 했던 말처럼 그대라는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오. 그대의 얼굴을 빤히 쳐다볼 때마다 그대의 눈과 마음 안에 있는 영혼까지 꿰뚫어 보는 느낌이 든다오. 이 느낌을 글로 어찌 전달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엔 느낄 수 없었던 깊은 감정이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것을 매번 느낀다오.
그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그대라는 존재가 느껴지는 것만 같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만 같소. 망상이고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원인 모를 느낌 덕에 그대가 더욱더 사랑스럽게 여겨진다오. 그대는 나이가 들어, 주름이 늘어나, 살이 쪄서 이런저런 고민이 많지만 난 당신의 그런 모든 게 다 사랑스럽소. 투덜거리는 표정까지 아름답게 보인다오.
한없이 그대만을 사랑하오.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은 이미 평범한 수준을 지나쳤소. 이런 감정을 말로 시원하게 표현할 수 없는 내 부족함이 참 안타깝지만, 왠지 당신이 이 글을 읽는다면 내 마음을 이해해 줄 것만 같다오. 다른 사람의 이해는 필요 없소. 오직 당신만이 내 마음을 알아준다면 난 더 바람이 없소.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겠소. 영원이라는 말을 좋아하지도 않고 즐겨 쓰지도 않던 영원히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 게 지금도 느낌이 좀 이상하오. 하지만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그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뿐이오. 당신과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당신이 더 자세하게 보인다오. 당신이 더 귀한 존재로 보인다오. 그대의 기운이 확실하게 느껴진다오. 그대의 마음이 어루만져지는 것만 같소.
이성은 잃지 않겠소. 그대와 나의 관계를 위해서라도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는 인간으로 전락하진 않을 것이오. 사랑하는 만큼 정신 똑바로 차리고 그대를 위한 남자가 되겠소. 뭐든지 여유가 있어야 오래가는 법이라는 것을 살아오면서 뼈저리 깨우쳤다오. 나의 모든 지혜는 그대와 나의 관계유지를 위해서 활용하고 싶소. 그대와 내가 설사 멀어지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그대는 내 마음 깊이 넓게 각인이 되어 이 평생 살아가는 동안만큼은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오.
그대가 없다면 지금의 나도 없소. 그대를 만나지 못했어도 어떡해서든 살아가긴 했겠지만, 지금의 충만함은 결코 겪어볼 수 없었을 것이오. 그대가 내게 안겨준 축복을 나 혼자만 안고 살아가기엔 아깝다는 생각까지 든다오. 당신의 맑고 아름다운 기운을 살아생전 누군가에게는 꼭 전수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오. 우리의 건강한 관계에서 뿜어 나오는 에너지가 필요한 사람이 왠지 있을 것만 같소. 당신을 사랑하는 만큼 당신을 만나 사랑할 수 있었던 세상에 대해 보답한다는 생각으로 기회가 닿을 때마다 좋은 영향을 퍼뜨릴 수 있도록 기꺼이 헌신하며 살아가겠소.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사랑은 필요 없소. 그대만으로도 충분하오. 그대라는 선에서 마무리 짓고 싶소. 별 볼 일 없는 나를 만나 세상이 이렇게도 찬란하고 아름다운 곳이었음을 깨닫게 해줘서 고맙소. 기쁘고 행복해서 눈물이 나온다는 게 드디어 실감이 나는 것 같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 한 줄기 눈물이 내 뺨을 타고 흐르고 있다오.
여보, 고맙소.
그리고 너무 사랑한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