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생각하며 쓴 애정의 글을 누가 읽는다면 그렇게 금술이 좋아 보이는 우리 부부가 각방을 쓴다는 사실은 차마 상상하지 못할 것이오. 난 결혼을 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한 명의 다정한 남편이 되고 싶었소.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원만한 부부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오.
그 고민 끝에 얻은 해답 중 하나가 바로 여건이 된다는 전제 하에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것이었다오.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한 방에 자야 하고, 서로 꼭 뭘 같이 해야 하고 이런 근거 없는 족쇄 때문에 부부관계가 멀어지는 걸 너무도 많이 봐왔기 때문이라오. 하지만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 훗날 결혼하게 될 사람에게 어찌 뜻을 전달해야 할지 참 고민이었는데, 참 다행히도 나와 뜻이 맞는 당신을 만나게 된 건 천운이라고 생각하오.
마음 같아선 잠들기 전에도 그대 곁에, 아침에 일어나서도 그대 품으로 달려가고 싶소. 하지만 수면시간과 몸에 밴 습관들이 서로 다른만큼,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절차를 오롯이 존중하고 싶소. 물론 나만의 정비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도 감안하지 않는 것은 아니오.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 옆에 잠들고 싶은 욕구를 참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대가 아주 편한 상태로 푹 자고 일어나길 바라기 때문이오. 만약 당신이 누군가 옆에 있어야 잠을 편히 자는 사람이었다면, 항상 그대 곁에 누워 잠을 청했을 것이오.
우리가 함께한 세월이 그리 오랜 시간이었다고 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 봐도 서로 각방을 쓰기로 한 게 참 잘한 일인 것 같소. 한 지붕 아래 각자의 확실한 영역이 구분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함께 할 때보다 더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된다오. 혼자 편히 쉬고 싶을 때는 편히 쉴 수 있는 선택권이, 함께 하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함께 누워 잘 수 있는 선택권이 우리에게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건지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결코 모를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