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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꾸준한 사람들이 신처럼 보이지 않았다

꾸준함은 의외로 단순한 원리로 돌아간다

by 달보


미래에 어떤 인생이 펼쳐질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다만 글쓰기만큼은 꾸준하게 하게 될 거라고 강하게 확신할 수 있다. 사실 꾸준히 하는 건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였다. 다른 건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뭐 하나를 붙잡고 꾸준히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이유로 내 눈에 가장 대단해 보이는 사람들은 그게 게임이든 공부든 간에 오래도록 하나를 꾸준히 부여잡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내가 드디어 꾸준히 해내기 시작했다. 약 1년 전부터 글쓰기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새벽기상 시간을 간단히 적던 소소한 기록이 어느새 일상의 모든 것을 담아내는 뜻깊은 활동이 되어버렸다. 글쓰기는 그렇게 내 삶의 중심 한가운데로 서서히 스며들어왔다.


더 이상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신처럼 보이지 않았다. 꾸준함을 직접 겪어보니 의외로 단순한 원리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꾸준히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는 꾸준함을 유지할 수 없었다. 사람이 한 가지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은 결국 습관에 달려 있었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선 별생각 없이, 별다른 기대 없이 시작하는 게 중요했다.


실제로 내가 처음 글을 쓸 때도 가벼운 마음으로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기록에 불과했다. 누구나 별다른 노력을 들일 필요도 없이 할 수 있는 가볍기 짝이 없는 활동이었기에 실천하기도 쉬웠다. 근데 그렇게 시작한 풋내기활동도 매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글쓰기는 세상에서 본인에게 가장 이로운 영향을 끼치는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글쓰기만큼 수입처가 애매모호한 것도 없다. 누구는 10년을 써도 글쓰기로 인한 수입이 없는 데 비해 누구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활동을 수입과 결부시키는 재주가 있는 사람도 있다. 기회를 줄 수 있는 자의 눈에 띄는 운의 작용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써야 한다', '잘 쓰면 좋다', '투고해라', '브런치를 활용해라'등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이 난무하지만 막상 글을 써보면 어디서 어떻게 뻗쳐나가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는 게 사실이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는 주변에 사례가 많아서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기 딱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난 그래서 더욱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애써서 되는 게 있고 안 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사람이 다짜고짜 글쓰기로 돈을 벌고 성공했다고 해서 그 사람처럼 따라 하려 애써봤자 그와 나의 보이지 않는 차이는 메꿀 수 없다.


아무리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이지만 진짜배기 정보는 본인만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서는 발견하지 못하는 세상이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갈수록 현상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중요한 이유다.


당장에 먹고살 돈이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린 사람이 아니라면, 가벼운 마음을 먹되 '오늘만 써낼 수 있는 글'을 발견할 수 있는 진지한 노력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결국 끝까지 살아남는 자가 성공하게 된다'라는 진리만큼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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