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를 올바르게 써먹는 방법
한때는 열심히만 하면 될 줄 알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공을 살려 직장에 취직하면 남은 건 열심히밖에 없는 줄 알았다. 딱히 문제 일으키는 거 없이 그저 개처럼 일만 하면 승진하고 또 승진해서 평범한 사람들보다 조금은 더 윗선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열심히는 성공이나 행복과는 전혀 관계없는 요소였다. 내가 깨달은 바로는 '유의미한 열심히'가 성립되려면 기꺼이 헌신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런 일을 여전히 찾지 못한 상태라면, 기꺼이 헌신할 수 있을 만큼의 가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열심히를 써먹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근데 그렇지가 않고 단지 취직했다는 이유로, 월급을 준다는 이유로, 단순히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채우려는 이유로 열심히를 남발하다가는 나라는 존재가 옅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세상에서 유일한 나로 태어났는데, 나답지 못하게 살아가는 건 그 자체로 불행이라고 여겼다.
난 '누구보다도 열심히', '뭘 해도 열심히'가 주특기였지만, 이제는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만 '열심히'를 써먹는다. 그게 아니라면 온갖 편법을 쓰는 한이 있더라도 열심히를 낭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도 유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아직 젊기 때문에 그 재화들이 더욱더 소중하다.
하는 것마다 열심히 하고 뭐든지 열심히 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만, 아쉽게도 한계가 뚜렷한 인간으로서는 그 욕망을 양껏 채울 여력이 없다.
때문에 갈수록 절실히 느낀다.
좋아하는 일의 중요성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