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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보 Feb 16. 2024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간은 어리석다

인간이 좇는 대부분의 것들이 의미 없는 이유


2024년이지만, 2024년을 살아가는 이들은 드물다.


미래의 수입은 대출이라는 수단을 통해 잘만 땡겨 쓰면서, 미래의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공포와 두려움은 뉴스라는 수단을 통해 잘만 느끼면서, 과거에 머물러 있는 자기 자신을 오늘에 가져오는 수고를 감내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오늘은 정확히 2024년 2월 11일이지만, 오늘을 제대로 살아가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이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아침에 눈 뜨고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이 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너무도 뻔한 오늘이니까, 하늘을 단 한 번도 올려다보지 않았던 것일까. 당연히 평화로워야 마땅한 오늘이니까, 오늘의 평안을 가소롭게 여기는 걸까.


그게 아니라면 생각으로는 과거 혹은 망상을 떠올리기에 바쁘고, 분신처럼 달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는 삶에 도움이 되진 않을지언정 온갖 자극과 불안감은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컨텐츠를 접하느라 오늘의 축복을 누릴 새가 없는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건, 과거와 미래 혹은 그 이상의 차원을 넘나들면서까지 공허를 좇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는 것이다.


우린 이미 다 괜찮은 상태에 있다. 생각과 마음의 합작으로 키운 욕망 덩어리가 마음의 눈을 멀게 하는 바람에 '이미 괜찮음'을 망각했을 뿐이다. 혹은 '더 괜찮음'이 저 먼 곳에 있으니, 그곳에 닿기만 하면 그것을 취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좇는 건,

이미 인간 안에 내재된 것들이다.

혹은 처음부터 없었거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간은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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