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안락사.

고양이의 공격성에 대한 동물병원의 처방

by 김집사


집에 가고 싶, 지 않다.


나의 고양이 먼지가 내 머리를 공격한 그날, 나는 바로 병원에서 정수리 봉합 수술을 받았다. 그 후로 며칠 동안, 집에 들어가는 게 무서웠다. 출퇴근 길에도, 일을 할 때도 늘 집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 때는 자발적 야근도 불사했다.

왜냐하면 조금이라도 큰 소리가 나거나 스치듯 지나가기만 해도 먼지의 입에서 경고성 하울링이 뿜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다시 머리를 공격하려는 듯, 털을 곤두 세우고 동공이 커지면서 발톱이 튀어나왔다. 나는 공포와 두려움에 식은땀을 흘렸고, 집에 있을 땐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항상 다정다감하고 애교가 많던 나의 고양이 먼지는 그동안 무엇을 느끼고 생각했던 것일까. 도대체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 까닭을 알아야만 했다.

집안의 즐거움과 귀여움을 담당했던 나의 고양이 먼지,






어디로 가야 하죠, 선생님?


2017년 당시, 나는 먼지가 다니던 집 근처 동물병원부터 찾아갔다. 사건의 전말과 공격 당시의 상황, 사건이 있기 전 공격성 유발 요인으로 의심되는 사건 등등.


자리에 앉자마자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보호자의 고해성사에 젊은 의사는 모니터를 멍하니 응시하며 펜을 또르르 탁, 또르르 탁. 맥없이 굴렸다.


병원 1.

"보호자 분 머리 위로 뛰어올랐다고요?"
"네, 두 번이요. 여기 이렇게 머리에 철심도 박았고요."
"음, 하... 글쎄요. 그 정도 공격성이면 진정제를 처방해 드릴 순 있지만 이게 일시적인 거라."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왜 어떤 요인들로 인해 먼지가 공격적인 고양이가 되었는지였다. 결과에 대한 처방이 아닌, 원인에 대한 진단이 필요했다. 다른 병원을 다시 수소문해 찾아갔다.



병원 2.

"고양이 스트레스 완화 보조제를 복용하면서 추이를 살펴보다가."
"이걸로도 개선이 안되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음, 보호자분께 죄송하지만 이 정도의 공격성이 있는 아이는... 안락사도 고려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안락사라니.


눈앞이 캄캄해지고 심장이 쿵쾅쿵쾅 요동쳤다. 안락사라니? 지금 내가 무슨 단어를 들은 거지? 더는, 듣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짐을 챙겨 나와서 집으로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완연한 봄날씨였지만 무심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은 서늘한 냉기가 되어 온몸을 휘감았다. 집으로 가는 길, 갑자기 먼지가 보고 싶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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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