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
참외의 영어 이름을 알고 있는가?
바로 '오리엔탈 멜론'이다. 그 말인즉 참외도 멜론이라는 것.
일단 참외와 대중이 아는 초록색 멜론은 동일한 조상을 가진다고 한다. 이들 중 유럽 방면으로 간 것이 멜론, 동아시아 방면으로 간 것이 참외가 되었다는데, 필자는 명칭에 차이가 있을 뿐 근본적으로는 같은 음식이라고 본다. 과연 참외를 먹으면서 어쩐지 멜론 맛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멜론에 씨를 남기고 보니 비슷해 보인다. 참외는 '참오이'라는 명칭의 변형인데 과연 멜론과 참외는 오이의 일종이라고.
그러나 오늘날 먹는 참외가 항상 노랗고 긴 것은 아니었다. 신사임당이 그린 초충도의 참외를 보면 오늘날보다 짧고 뭉툭했으며, 무엇보다 외부가 녹색이라 참외라기보다는 멜론에 더 가까웠다. 이들을 개구리참외라고 불렀는데, 일본에서 현대와 비슷한 종자가 수입되기 전까지 참외라 하면 이들을 말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1956년 경 일본에서 '은천참외'라는, 노란색과 흰 줄이 들어간 개량형 멜론이 탄생했는데 이 멜론이 한국의 새로운 참외가 된 것이다. 이 신종 참외는 경상북도 상주에서 집중적으로 개량 및 재배되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갔고, 마침내 은천참외에서 독립하여 한국 고유의 참외가 된다. 한편 일본에서는 다른 멜론에 밀려 노란 참외는 점차 사라졌다.
이렇듯 노랗고 길쭉한 한국 참외는 이제 멜론의 일원임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유한 종이 되었다. 그렇지만 한 입 베어 물면 역시 멜론. 서양의 멜론보다 단 맛은 적지만 특유의 아삭한 식감 덕분에 아직도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참외다.
그런가 하면 필자가 중국에서 먹었던 하미 멜론도 생각난다. 중국 서부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이 하미 멜론은 매우 달뿐만 아니라 수분도 많아 마치 수박을 먹는 듯한 기분이 든다. 특유의 단 맛이 일품인데 먹고 나면 단 맛에 혀가 얼얼할 지경. 중국, 그것도 신장 지역에서 자라는 특산품인지라 한국에서는 보지 못했지만, 이 멜론 역시도 참외의 사촌쯤 된다고 생각하니 재미있다.
[참고자료]
https://www.eland.co.kr/mgzn/viewMgzn?mgznIdx=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