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소련을 세운 레닌이 자본주의의 정점이나 다름없는 롤스로이스를 몰았다면 믿겠는가? 그것도 아주 러시아적으로 말이다. 놀랍게도 사실이다. 해당 차량에는 원래 러시아 제국의 차르를 위해 제작된 것을 레닌이 이어받아 이용했다는 것과, 아예 레닌이 관용차가 필요해 주문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하다.
그럼 차량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해당 차량은 하프트랙(Half track)으로 개조되었는데, 이는 사진처럼 앞에는 바퀴, 뒤에는 체인이 위치한 형태를 의미한다. 눈이 자주 내리고 추운 러시아의 기후에 딱 맞는다고 할 수 있겠다. 앞바퀴는 고정시켜 스노보드를 연결했고, 뒷부분은 아예 제거하여 체인을 달았다. 이 차량은 눈 덮인 러시아의 평원을 질주했을 것이 분명하다.
개조된 것은 롤스로이스가 다가 아니다. 미국의 포드 모델 T 역시 스노 모빌로 개조된 전적이 있다. 방식은 롤스로이스와 비슷하게 앞에는 스노보드, 뒤에는 체인을 연결한 것이다. 전편에서 차량 디자인이 국가마다 동일하다고 언급했는데, 이 편에 한해서는 예외다. 눈 덮인 설원에서는 자동차도 썰매가 되어야 한다. 상상을 해 보자면, 국토의 대부분이 베네치아와 같은 국가가 존재했다면 그 나라에는 수상(水上) 자동차가 주류를 이루었을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