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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구워 먹는 아이스크림이라니

by 하늘나루

'어머나, 이게 뭐여.'


'이렇게 맛난 음식이라니.'


부산 해운대의 한 야시장. 사람들이 한 구석에 있는 가게에 몰려 있다. 그 틈에 껴서 들어보니 구워 먹는 아이스크림을 판단다. 너도 나도 손에 네모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받아서 돌아간다. 그런데 따뜻하다. 심지어 불에 그을린 자국까지 있다. 탕후루, 붕어빵이나 달고나는 알지만 이런 건 처음 보았다.

KakaoTalk_20250130_220453908.jpg Source: 하늘나루

네모난 상자에 큼직한 마시멜로가 담겨 나왔다. 가격은 5000~6000원 정도.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노릇노릇한 마시멜로우뿐이다. 혹시 사기당한 걸까나. 그래도 속는 셈 치고 한 입 베어 물었다.


KakaoTalk_20250130_220454505.jpg Source: 하늘나루

'우와!'


식구들 모두 탄성을 질렀다. 한 입 베어무니 쫀득한 젤라토와 바삭하게 잘 구워진 마시멜로우, 그 사이에 알알이 박혀있는 초콜릿 칩의 달콤 쌉싸름한 맛이 구미를 당겼다. 마침 추운 겨울 바닷가라 이렇게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그야말로 별미 중 별미.


아이스크림이 어떻게 녹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마시멜로가 열을 막아주고 또 일부러 쫀득한 젤라토로 채워 넣은 게 그 비결 아니었을까나. 어느새 이 간식이 유행인지 많은 가게에서 판매 중이었다. 물론 칼로리는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지는 거다.


시장에는 참 먹거리가 많다. 호떡, 떡볶이나 어문은 기본이요, 꿀타래나 랍스터구이처럼 한국에서 초등생 시절을 보낸 필자도 먹어본 적 없는 군것질거리도 가득했다. 사실 한국 음식인지, 외국 음식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사 먹는 이유는 유래가 어떻든 맛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중 이번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은 상당히 신선한 소재였다.


외국에서 먹어 본 간식 중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대만의 닭날개 볶음밥이다. 비가 오는 대만 시골에서 풍등을 날리고 한 노점에서 닭날개 볶음밥을 사 먹었다. 처음에는 이국적인 생김새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한 입에 그런 걱정이 모두 없어졌다. 추운 비바람을 견디며 먹는 매콤하고 바삭한 껍질, 그리고 고소하게 볶아진 볶음밥과 닭고기를 먹고 있자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그렇게 필자는 오늘도 살이 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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