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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석 May 26. 2022

왜 꼭 아파트일까?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는 이상한 나


아파트가 아니면 산다는 걸,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없는 이 나라. 살아야 하는 곳이 아니라 사서 값을 올려서 되팔아야 하는 곳. 그렇게 재산을 늘려가는 것. 그 일을 잘하는 사람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성공한 사람이 되는 이 나라. 그렇게 사는 사람을 뭐라고 할 말은 없다. 그것도 노력일 테니. 다만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하지 않으면 좋겠다. 부자도 빈자도 결국 밥 한 끼 먹으려고 사는 건 똑같으니까.


정권은 부동산 정책의 결과로 다시 바뀌었고 많은 국민은 당장 내가 사는 곳, 내 집 값이 오르길 고대하고 있다. 집 값은 어디까지 오를까. 언제까지 오를까. 투자는 미덕이 되고 투자하지 않는 사람은 용기 없는 사람이 되는 요즘, 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소셜 미디어를 보면 부자와 가난한 자의 비교, 성공한 사람의 10계명, 부자 되는 법 등 경제적인 성공에 대한 글이 많이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나같이 다 맞는 말이니까. 보면 볼수록 어쩜 나는 그 글들과 다르게 살았는지 깨닫는 바가 많다.


그래서 난 그렇게 살 거냐고, 그렇게 살고 있냐고 물어보면 투자는 먼 얘기고 삶은 오늘 풀어야 하는 숙제들로 버겁기만 하다. 어려운 중에도 경제에 관해 부동산에 관해 공부를 하고 적은 돈으로라도 투자를 하라고들 한다. 돈으로부터의 자유, 돈이 돈을 벌게 하는 시스템. 얼마나 멋진가. 정말이지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그런 삶이야 말로 내가 바라는 삶이다. 그렇게 살고 싶다.


아파트가 많이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일반 주택도 꽤 많다. 이들이 패배자일까?


그런데.


좀 이상하다. 이런 말들은 마치 정글에서 모두 사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사자에게 잡아 먹히는 약한 동물에서 벗어나 이제 모두 사자가 될 수 있다고 하는 것 같다는 말이다. 모두 사자가 되면 어떨까? 그럼 사자의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아니다. 결국 그중에서 강한 사자가 약한 사자를 잡아먹는 또 하나의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게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생각해보자. 모두가 초식동물이 되어 서로 잡아먹지 않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 그런데 그런 세상이 실제 할까? 가능할까? 개체수가 늘어나 오히려 먹이가 부족해 결국 살아남는 동물과 죽는 동물로 나누어질 것이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아파트 얘기가 나오다 자연의 법칙이니 약육강식의 세계니 이런 얘기들까지 하게 됐으니 말이다. 하지만 난 늘 이 세상이 그런 동물의 세계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가난한 자로 누군가는 부자로 살아야 이 세상은 굴러간다. 대기업 회장이 온종일 건물 청소를 하면 안 된다. 청소부가 회장 자리에서 많은 업무를 처리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각자의 역할이 있다. 청소부는 가난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 사는 형편에 따라 어느 정도 꿈도 따라가고 하는 일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사는 형편에 따라 일반적으로 학업의 수준도 달라질 수 있다. 그로 인해 복잡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과 그것보다는 단순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로 나뉜다. 그 중간도 있고 또 그 중간의 중간도 있고 능력에 따라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참 많은 다양한 삶이 존재 가능하다.


그래서 결론.

내가 사는 동네에 재개발로 인해 자꾸 아파트 생기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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