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석 Jan 25. 2023

새해는 언제부터일까

오늘을 사는 이야기


구정이 지나갔다. 2023년의 새해는 신정과 더불어 구정 모두 지나갔다. 새해의 들뜬 기분이 아직 남은 것 같은데 곧 있으면 2월이다. 시간이 빠르다는 걸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체감한다. 아무래도 이러다 며칠 있으면 3월, 5월, 7월이 될 것 같은 기분이다. 

궁금한 게 있다. 새해는 언제부터를 말하는 걸까. 양력 1월 1일일까, 음력 1월 1일일까. 설날의 뜻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날', '새해에 대한 낯섦'이라는 의미에서 새해 첫날(국가기록원)을 뜻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날, 새롭게 나이 한 살을 더 먹는 날이라는 뜻의 새롭다에서 어원을 찾는 것(위키백과)이라고도 한다.


아무튼 설날은 해를 넘겨 맞는 첫날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다시. 새해는 언제부터일까. 이렇게 해를 넘겨 맞는 첫날, 1월 1일이 새해일까. 아니면 음력설인 정월 초하루가 새해일까. 따지고 보면 음력설도 삼국유사에 서기 488년 신라 비처왕때부터 시작해 고려와 조선까지 이어졌다고 하니 신라시대 이전은 어떤 날이 새해였을까 궁금해진다. 


하고 싶은 얘기는 날짜로서의 새해가 아니라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짜 새해는 언제부터인지이다. 어제를 지나 오늘을 살고 내일을 향해 가는 우리에게 새해의 의미는 무엇일까. 24시간이라는 하루를 계속해서 살아내는 우리에게 새해는 언제부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 새해가 의미가 있을까. 어찌 보면 매일 아침 동틀 때가 새해의 의미에 가깝겠다. 오전, 오후를 지나 다시 해가 지면 그게 연말 아니겠는가. 하루가 1년의 축소판이라는 걸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새해에, 새해에는이라는 새해를 맞이하며 생각하는 모든 각오가 무슨 소용이냐는 얘기다. 결국 하루를 온전히 살지 못하면 새해도 소용없는 것을.



나이가 들며 하루를 맞이하고 보내는 마음은 경이롭기도 하다가도 살아가야 하고 살 수밖에 없는 생명체의 무기력함도 느낀다. 올해 또 새해를 맞이하며 뭔가 새롭게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꿈꾸지만 결국 하루를 살아야 그 시간을 채워야 하는 그 사실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 새해 첫 날도, 마지막 날도, 중간 어디쯤 있는 날도 모두 소중한 하루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언제부터일까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새해는 오늘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을 비장하게 새해처럼 살자는 의미는 아니다. 오늘이 그 어떤 날보다 소중하다는 걸 말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새해를, 오늘을, 하루를 살아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 유스투 비 페이머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