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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석 Jan 24. 2023

아이 유스투 비 페이머스

우리가 음악을 하는 이유


왕년에 꽤 유명했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한물 간 보이그룹의 리더였던 주인공. 자폐를 가지고 있지만 드럼에 재능이 있는 한 친구를 만나며 다시금 재기하기 위한 여정을 그린 영화 '아이 유스투 비 페이머스(I used to be Famous).' 음악은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결국 음악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란 것을 새삼 깨달았다. 


20년 전 꽤 유명했던 주인공은 인기 있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며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여러 클럽을 다니며 음악을 들려주지만 퇴짜를 맞는다. 주인공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찾고 싶어 했고, 상처를 치유하고 싶어 했고, 지키지 못했던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실패의 연속이었던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재능 있는 드러머와 우연히 만나면서 고민하고 있었던 음악이 조금씩 풀리며 희망을 갖게 된다. 더 이상 얘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영화의 내용은 이쯤에서 멈춰야겠다.



그림인지, 디자인인지, 사진인지, 음악인지, 도대체 이런 재주들이 나에게 왜 있으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뭔지, 가장 하고 싶은 건 뭔지 늘 고민인 내게 이 영화는 어쩌면 음악이 내 천직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들게 해 준다. 20대 때 했던 밴드 이후로 줄곧 교회 찬양팀에서 드럼을 연주하며 지냈다. 일렉 기타를 메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연주했던, 부산 서면 음악 클럽에서 연주했던 기억은 가끔 꺼내보는 달콤한 추억이 됐을 뿐 이제 음악을 한다고 하기엔 너무 멀어져 버린 삶이 됐다.


다시 밴드를 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겨우겨우 미디로 혼자서 뚝딱거리며 음악 작업을 가끔 하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하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되면서도 한편으론 더 잘할 수 없는 내 실력과 더 자신 있게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이 초라하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를 보며 비록 유명하지는 않았지만 내 인생 20대 청춘의 한 페이지를 채웠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다시금 생각났다. 나는 왜 음악을 하고 싶었을까. 무슨 음악을 들려주고 싶었을까. 다시 음악을 할 용기를 낼 수 있을까. 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음악영화 #아이유스투비페이머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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