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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석 Feb 11. 2023

독립영화 '괴인'

단역으로 데뷔한 아내와 아들


때는 바야흐로 2020년 6월 13일 토요일 10:20

영화 괴인 단역 배우에 지원하게 된 지민이의 오디션 일정이다. 이날 온 가족이 강남 어느 지하 스튜디오를 찾아갔다. 나와 유민이는 근처 카페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지민이와 아내는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오디션은 지민이가 보려고 갔는데 현장에서 아내를 눈여겨본 캐스팅 담당자가 아내를 추천해 간단한 오디션 후 발탁되었다. 결국 지민이와 아내 모두 단역으로 캐스팅되었다. 


몇 주 후 촬영 시간과 장소를 공지받고 저녁 시간에 인천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다. 유민이는 집에 두고 나와 아내, 지민이는 촬영 장소로 향했다. 배경은 슈퍼마켓이고 아내는 캐셔로 지민이는 슈퍼마켓에 온 손님 역할이다. 그 단순한 장면을 새벽 내내 찍고 거의 아침에 돼서야 귀가할 수 있었다. 영화 촬영장 주변에서 구경하며 대기하던 나는 조연출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지민이는 말 못 할 에피소드도 있었고. 아무튼 우리 가족에게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자 추억이었다. 



촬영 이후 코로나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갔고 영화 개봉 소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어제저녁 지민이가 방에 있다가 갑자기 뛰쳐나와 영화가 개봉했었다고 알려줬다. 알고 보니 작년 2022년 10월에 개봉을 했더랬다. 정확히 말하면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을 대상을 받은 것이다. 기사를 보니 평도 좋고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아 내 일 마냥 기쁘다.

이정홍 감독의 영화 '괴인'. 독립영화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봉을 했으니 볼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 생각한다. 아니 꼭 보면 좋겠다. 





영화 '괴인'

목수 일을 하는 기홍은 작은 인테리어 공사들을 맡아 생계를 유지한다. 최근에는 세 들어 살게 된 집의 젊은 주인 내외와 친해지게 되고 어울리는 시간이 많아진다. 그즈음 사소하지만 이상한 일이 기홍에게 일어난다. <괴인>은 어려운 장면이 한 군데도 없는데, 설명하자면 어렵다. 모든 인물은 예상에서 조금씩 비켜나 있다. 한가로움 속에 위태로운 격류가 자리하고, 한없이 신중한 가운데 능청스러운 유머가 등장하며, 저 좁고 긴 골목과 통로의 사이 공간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매한 관계와 거리감을 떠올리게 한다. <괴인>의 절대적인 매혹은 유력한 주제나 독특한 소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주장이나 논변도 없이, 그저 비켜나 흐르고 있는 저 상태와 리듬의 강인함에 있다. <괴인>은 너무 신기해서 잔상에 오래도록 남는다.

(정한석/ 2022년 27회 부산국제영화제)


연출의도

우리는 늘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영화 속 수수께끼 같은 인물들이 궁금해지고 그들을 유심히 관찰하며 나아가 그 속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그러한 체험이, 나날이 관계 속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에게 조금이나마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독립영화 #괴인




드디어 개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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