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이 만나던 시절
50~60년대 파주 금촌시장에서 금촌교회로 올라가는 로타리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여기가 금촌의 중심가였다고 한다. 그림 속 인물은 그 로타리에서 가장 큰 상점인 양장점에서 걸어 나오는 한 신사의 모습이다. 양장점에서 막 나온 그는 벗었던 모자를 다시 고쳐 쓰고 어딘가로 향한다. 그 시대 복장치고는 나름 멋스러운 모습이다. 이런 사진은 그리지 않고는 못 배긴다.
난 모든 시대를 통틀어 50~60년대 풍경을 가장 좋아한다. 가난과 슬픔의 시대였지만 그 시대의 모습이 가장 좋다. 넓은 길, 넓은 들판, 넓은 하늘이 있던 여백의 시대. 인터넷도, 컴퓨터도, 휴대폰도 없던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