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처럼
파주에는 공릉천이라는 아주 오래된 개천이 있는데 이맘때가 되면 두루미를 많이 볼 수 있다. 며칠 전 공릉천을 산책하다가 재두루미를 봤다. 두루미는 근처에서 많이 보는데 재두루미는 흔치 않다. 멀리서 보고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담았다.
파주에 살며 철새, 두루미를 많이 보는데 볼 때마다 마음이 참 좋다. 겨울이 되면 철새들이 어디서 그렇게 왔는지 서로 대형을 갖추고 열심히 하늘을 날아간다. 우리가 내비게이션을 보고 길을 찾듯 철새들은 하늘 위에서 실제 땅과 강, 산을 보며 내비게이션 삼아 날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늦은 밤 아내와 강아지 토리를 산책시키고 왔다. 나갈 때부터 비가 조금씩 내렸는데 산책하는 중에 비가 더 굵어졌다. 서둘러 돌아오는데 7월의 밤비가 마냥 싫지 않았다. 하루를 살아가고 내일을 살아갈 우리. 어쩌면 두루미처럼 고독을 즐기고 철새처럼 언젠가 떠나야 할 우리. 그러니 내일은 좀 더 이곳을 즐겨야겠다. 땀 흘리며 일하든 땀 흘리며 놀든 땀 흘리며 쉬든 어쨌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