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평안하신가요?
장마 영향으로 곳곳에 비 피해가 났다. 일본, 중국, 우리나라 남부지방과 영동지방에 이재민이 발생하고 실종자가 발생됐다. 늘 오는 여름철 장마지만 기습적인 폭우로 삶의 터전이 허무하게 물에 잠겼다. 눈, 비, 바람, 지진.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 자연의 섭리. 이런 기사가 날 때마다 안타깝기도 하고 사람 사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 일인가 생각되기도 한다. 도시가 없었으면 이런 물난리를 피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산을 깎고 나무를 베고 물의 흐름을 인공적으로 바꾸고 온갖 쓰레기를 만들어 하수구가 막히는. 사람들이 도시를 만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매번 겪는 일이기도 하고 10년, 20년 만에 오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왜 대비를 하지 못 했을까. 더 빠르고 더 쉽게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안전하게 더 튼튼하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할 수는 없는 것일까. 어제 줄곧 내린 비가 지금은 잠잠해져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분명 지구에게 필요한 비일 텐데, 우리에게도 필요한 비일 텐데. 누군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비다.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무명인이 아니라 유명인이다. 며칠 전까지 우리 삶 속에 늘 존재했었고 인터넷에 들어가면 언제나 볼 수 있었던 얼굴. 서울시를 책임지고 이끌며 약자를 대변했던 얼굴.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얼굴. 그가 죽었다. 더불어 그와 좋지 않은 일로 관련됐다고 하는 이의 고통도 끝맺음을 하지 못하고 더욱 힘든 상황이 돼버렸다. 진실이 밝혀져야겠다. 그리고 우리가 믿었고 신뢰했던 이의 죽음이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우리 사회를 자정 하게 하고 약자가 더 보호받는 사회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죽음에도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몫으로 남겨진 이 죽음이 고인에게나 약자에게나 더 선명하고 바른 세상으로 가는 시작이 되길 희망한다.
나무는 땅에 심겨 자라는 동안 불평 한 마디 없다. 광야 한가운데서 자라든, 도시 한가운데서 자라든, 바위 사이에서 힘겹게 자라든, 나무는 나무로써 삶을 살아간다. 어떻게든 뿌리를 내리고 살아낸다. 나무의 목적은 살아내는 데 있고 받아들이는 데 있다. 아마존 기사를 봤다. 나무가 불타고 벌목되고 있다.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이 죽어가고 있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삶이란 무엇일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장마도 언젠가 그치고 잘린 나무도 언젠가 자랄 것이다. 그렇게 장마가 그쳤을 때, 나무가 자랐을 때 우린 어떻게 장마를 맞이하고 어떻게 나무를 보호할 것인지. 그리고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하고 고민하고 고민하면 좋겠다. 자연과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사는 삶. 나무 한 그루가 주는 감사함 삶.
모두 행복할 순 없지만 모두 평안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