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보러 가기 전에 5분만 읽어보면 되는 글
전세매물 고르기 기본 편에서는 다소 재미없는 이야기를 했다.
시세, 등기부등본, 대출처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한 검토가 끝났으면 이제는 실전이다. 공인 중개사와 약속을 잡고 돌아다니면서 하루에 3~4개 정도의 매물을 보게 된다. 이때 어떤 부분을 봐야 안전하고 좋은 전세 매물을 고를 수 있을까?
전세매물은 예쁜 집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집을 고르는 것이다.
공인 중개사를 만나기 전에 여러분들이 혹시 잊을까 다시 한번 말하는 대원칙. 전세 매물은 예쁜 집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낸 거액의 전세 보증금을 다시 돌려받을 가능성이 높은 집을 고르는 것이 0순위 중의 0순위라는 것 잊지 말고, 실전 편으로 들어가길 바란다.
1. 인기 많은 매물을 고를 것
내가 보는 전세 매물이 아파트라면 대단지, 역세권, 숲세권, 한강뷰, 학군지, 신축 중에 적어도 2~3개 정도의 조건을 충족하는 곳의 전세 매물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빌라나 원룸 등을 본다면 대학이나 직장 근처여서 언제든지 수요가 많은 곳의 매물을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전세 계약에서 가장 유의하여야 할 것은 내가 나갈 때 언제든지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 전세 계약에서 임대인들이 전세금 상당액의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없다. 갭 투자를 하였거나, 전세금으로 현 거주지의 전세금을 낸 경우, 대출을 상환한 경우 등이 많아 새로운 임차인이 들어와야 전세금을 내어 줄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계약을 할 때는 새로운 임차인이 빠르게 잘 구해질 수 있는 동네에서 전세 매물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2. 전세자금대출,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확인할 것
전세자금대출,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한 집이라는 것은 적어도 은행과 허그에서는 이 매물이 어느 정도 전세금 상환 능력이 된다고 판단을 하였다는 기준이 된다. 은행과 허그에서 판단하는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택가격의 90% 보다 전세금이 더 높은 경우, 공시지가 * 1.5 * 90% 보다 전세금이 더 높은 경우 등에는 가입이 안 된다. 그리고 불법 건축물인 경우에도 보증보험 가입이 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판단 기준이 있다. 이와 같은 기준들은 수시로 바뀌므로 계약을 체결하는 당시 기준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또한 전세자금대출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덜컥 계약을 했다가 전세자금대출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보증보험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계약금을 넣을 때 이 부분을 반드시 명시하고 계약금을 넣는 것이 좋다.
'본 계약은 전세자금대출, 보증보험가입에 임대인이 적극 협조하는 조건이며, 만약 전세자금대출이나 보증보험가입이 되지 않는 경우 본 계약은 무효로 하며 임대인은 받은 계약금 전액을 돌려주기로 한다.'
3. 집주인 거주 매물 위주로 볼 것
전세 매물로 나온 집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를 하다가 전세를 내놓거나, 이미 임대차 계약 중인데 계약이 끝나서 다시 임차인을 구하는 경우이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를 하는 경우 집 상태가 좋은 경우가 많다. 최상급으로 해두는 건 아니라 하더라도 집주인이 직접 거주를 하던 곳이기 때문에 망가진 곳이 있으면 고쳐두기도 하고, 대부분 집을 깨끗하게 쓴다. 예를 들어 바퀴벌레나 개미가 미친 듯이 나오거나, 에어컨 청소가 전혀 안 되어 있다거나 할 확률이 적다는 뜻이다. 집주인이 집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집의 상태가 좋은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임차인이 사용하고 나가는 경우는 집 상태가 약간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임차인이 고장을 내고 나갔는데 임대인이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 임차인들은 자기 집이 아니기 때문에 험하게 쓰는 경우가 많다.
4. 집 상태를 볼 때 확인할 것
집을 볼 땐 몰랐는데 나중에 경악하는 것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벌레이다. 바퀴벌레나 개미가 득실 득실한 것을 몰랐다가 나중에 알았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집의 구석이나 벽, 장판 쪽을 꼼꼼하게 살피는 것이 좋다. 누수도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데, 벽지, 장판을 잘 보고 베란다 쪽에 짐들이 많다면 짐을 치워 대략적으로라도 파악을 하는 것이 좋다. 수도가 잘 나오는지 확인하기 위해 싱크대나 화장실 물을 한 번 내려 보는 것이 좋다.
5. 낮과 밤에 한 번씩 방문을 해보기
낮에는 채광을 볼 수 있고, 밤에는 치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낮에는 주차장이 텅텅 비어 있겠지만 저녁에는 주차난을 볼 수 있다. 해가 안 들어도 괜찮다 생각하지만 은근히 살면서 힘든 것이 햇빛을 못 받는 것이다. 혹시 낮에 확인을 못했다면 중개사를 통해 남향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남향, 남서향 정도면 햇빛이 잘 들어온다.
6. 망가진 부분을 확인하기
임차인에게는 원상회복 의무라는 것이 생긴다. 집을 나갈 때 집을 원상태로 돌려놔야 하는데, 들어갈 때 집의 망가진 부분을 미리 체크해두지 않으면 자칫 내가 망가트린 것이 될 수도 있다. 중개사와 함께 집 상태를 체크를 잘해 두고 사진을 찍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장판이나 도배가 너무 더러운 경우 (곰팡이, 낙서, 찍힘) 라면 임차인이 충분히 도배나 장판 교체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도 같이 기억을 하면 좋다.
이제 집을 구하러 다닐 때 필요한 기본과 실전 편은 모두 공부를 다 하였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참 힘든 여정이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원래 나에게 달콤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과정은 괴로운 법이며, 쉽게 가는 계약은 나에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명심하시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제 계약서를 쓰는 것이 남았습니다...
조이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박영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