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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식세끼 Sep 26. 2021

섹스에 관한 이상한 법들

책을 읽다가 본질과는 상관없는, 이상한데 꽂혀서 곁길로 새기가 일쑤다.

그 '이상한' 것들은 대체로 일관성이 있다. 음식, 혹은 성에 관한 것들.

얼마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조와 박쥐>를 보다 나고야의 명물이라는 된장돈가츠에 정신이 팔려 인터넷 레시피로 만들어보기까지 했다. 며칠전엔 <일본의 굴레>라는 책을 읽다가 또 곁길로 새고 말았다. 책 자체도 엄청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쓸데없는 짓 하느라 1주일이나 걸려서 이 책을 읽었다. 아무튼 나를 한눈팔게 한 대목은 이부분이다.

'18세기 미국에서 통과되어 아직도 일부 주에 남아 있는 정상위를 제외한 모든 섹스 체위를 금지시켰던 법안의 그것과 비슷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특정한 일본의 어떤 법을 설명하며 그만큼 영향력없고 사문화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비유로 든 미국의 관련 법이 너무나 궁금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구글 금색에 들어갔다.

머리속에 이해된 대로 조합해서 weird sex law 라고 넣어봤다. 그랬더니 제법 재미있는 내용들이 눈에 띈다.

온라인 잡식사이트 멘탈플로스닷컴, 뉴욕포스트 등을 비롯해 몇몇 블로그에 관련 내용들이 꽤 있다.

그 중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몇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내가 아는 그 영어단어가 맞나 싶을만큼 '말도 안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골 때리는 내용들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이 텍스트들이 2021년 현재 시점으로 발간된 것들이 아니라 수년, 혹은 10여년전 내용들도 있어 지금은 개정이 되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존재도 모르는 법안들인만큼 딱히 최근 몇년새 폐기되거나 고쳐졌는지는 모르겠다. 법적 논쟁을 부르는 화급한 사안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마당에 이런 법들을 어떻게 정비했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혹시 나중에 알게되면 before After로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

아무튼 재미있다.


우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법이다. 내가 1년 동안 머물렀던 곳인데, 이런 법이 있는걸 미리 알았더라면 현지에서 재미있는 취재를 많이 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먼저 이곳에서는 웬만한 커플이라면 범법자가 되는 것을 피할 도리가 없을 것 같다.

결혼하지 않는 커플이 동거하는 것, 정상위 외에 다른 체위로 섹스하는 것, 오럴섹스하는 것 등이 모두 불법이다. 또 커플이 호텔에 머무를 때 2피트 이상 떨어진 더블베드가 있는 방이라야 하고, 교회마당에서 섹스하는 것도 불법이다.

정상위 외의 다른 체위가 불법인 곳은 워싱턴DC도 있다고 한다. 앞서 <일본의 굴레> 저자 태가트 머피가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해서 어떤 주가 더 있는지 찾아봤는데, 중세 시대를 살고 있는 곳들을  현재로서는 이 두 곳밖에 찾지 못했다.

오럴섹스가 불법인 곳으로 인디애나주도 있다.  


텍사스주는 권총보다 성 기구를 더 위험하게 여기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딜도 따위의 성기구? 성적 보조장치, 무튼  Obscene Device를 6개 이상 소유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 총은 많이 가져도 문제없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식의 비꼬는 의견도 많았다. 그런데 앨라배마주는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 애리조나주에서는 2개까지는 가능하다고 하니 그것과 비교하면 텍사스주가 좀 더 관대한 편인것 같기도 하고...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커플간의 섹스가 불법, 내브라스카주에서는 커플 중 한명이 성병에 걸렸다면 결혼하는 것이 불법이다.

미시간주에서는 미혼 여성을 유혹해 타락시키는(SEDUCE AND DEBAUCH) 것이 죄다. 물론 누군가를 타락시킨다는 것은 나쁜 짓임에 틀림없는데 무슨 법이 이런 식인지...심지어 5년까지의 징역이나 2500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유럽에도 좀 재미있는 법들이 있는데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는 대중교통에서 키스하는 것, 영국 런던에서는 주차된 오토바이에서 섹스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 싱가폴에서는 창가에 나체로 서 있는 것이 불법이다. 호텔방이나 내 집에서 벗고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상태로 창가에 서서 외부에 자신의 몸이 보이도록 하면 안된다는 건가보다.

어느 사회나 일정 수준 인내할 수 있는 부분을 넘어서는 풍기문란 행동에 대해 법적으로 규제하긴 할텐데 이런 구체적인 법규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경위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런던 오토바이 섹스 금지 조항은 2차대전이후라고 한다.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군용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자유를 되찾은 것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의미로 여자친구들과  격렬한 애정행각을 벌인데서 비롯되었다나 뭐라나. 당시 상황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법을 만들정도였던 것을 보면  그 극성스러움이 2021년 유로 축구대회에서 보여줬던 축구팬들의 그것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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