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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velya Nov 19. 2018

유튜브와 한류 관광

한류의 매력, 관광을 이끌다.

한류의 매력, 관광을 이끌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대중문화 콘텐츠, 그 중에서도 영상을 기반으로 한 한류콘텐츠에서 시작된다.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한류 스타들과, 그들이 출연한 TV드라마, 영화, 예능 할 것 없이 대중문화 콘텐츠는 오늘날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매우 뜨겁게 소비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한류콘텐츠의 소비는 그 원산지인 한국 자체로의 호감으로 이어진다. 즉, 한류콘텐츠 소비가 한류가 탄생한 한국의 문화와 생활양식, 현대적인 도시를 경험하고자 하는 욕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류는 문화적 욕구 충족의 도구로서 활용됨과 동시에, 또다른 문화 소비 욕구로 확장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류에 대한 소비와 관심도 확장은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어 기획·제작된 콘텐츠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특히 한류는 유튜브라는 자유로운 플랫폼으로 옮겨오며 한국의 문화적 매력과 현대 문화 시장에 걸맞은 세련된 콘텐츠로 다시금 재창조되고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는 한류 콘텐츠가 넘칠 듯 찰랑거리는 큰 그릇이 되어 한국과 한국의 호감도를 세계 곳곳에 전하는 교두보의 작용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속에 비추어진 한국 스타들, 한국 크리에이터들의 모습, 또 다양하게 소개되는 한국의 장소와 음식, 패션, 생활양식 등은 점차 한류 소비자들을 미디어 플랫폼을 벗어나도록 만든다. 바로 한국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직접 체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도록 자극을 받게 되는 것이다. 


 한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유튜브 속의 한국과 매력적인 콘텐츠는 외국인들에게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지속적인 문화코드로 인식되고 있다. 유행에 따라 반짝이는 관심이 아니라 문화소비를 통해 스스로 한류콘텐츠를 이해하고, 자신들의 취향에 맞추어 이를 수용하며 한국과 소통하기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컴퓨터 앞에 앉아, 속은 조그만 스마트폰 화면 속에 갇혀있던 한국을 자신의 삶 속으로 이끌어내어 능동적 관광 행위로 옮겨오기 까지. 한류는 그렇게 관광이 되어가고 있다.


 관광, 그 중에서도 문화관광 cultural tourism 은 대중문화 상품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오락, 유희, 전통문화, 관습에 이르는 사회 기반의 문화적 산물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가치관에 영향력을 받는 행위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여가와 휴식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적 자극을 받기 위해 관광 목적지를 선별하고, 개인적인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행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정의에 따라 한류관광은 대중문화로 자극을 받은 소비자가 관광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하고, 한국의 생활양식과 현대적 문물을 비롯한 전통음식, 문화유적, 민속예술, 역사 등을 체험하는 광범위 문화 교류를 의미한다. 즉 문화관광의 전통적인 정의(타문화에 대한 생활양식과 가치관을 교류하는 관광)에 ‘한류’가 자극체로 더해진 것이 바로 한류관광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본 글에서는 한류관광과 유튜브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한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소비자를 화면 밖으로 이끌어내고 있는지, 또 다시금 그 행위가 콘텐츠로 재생산되어 순환되는 가에 대한 것이다.           


한국으로 외국인을 이끄는 유튜브 콘텐츠     


 유튜브 콘텐츠가 관광을 자극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유튜브 시청자를 곧 잠재 관광객으로서 인식하고자 한다. 여기서 잠재 관광객이란 관광 목적지에 대한 문화콘텐츠적 매력을 느끼고, 콘텐츠를 둘러싼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이들을 말한다. 


 잠재 관광객은 한류콘텐츠를 통해 한국이라는 장소에 대한 흥미, 콘텐츠 속에 표현된 현대적인, 또 세련된 삶의 양식에 동경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들이 접하는 콘텐츠는 관광 욕구를 자극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광고’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한국을 배경으로 제작되거나, 한국의 문화적 산물, 생활양식, 특징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자극’을 수용하여 ‘관광 목적지’로 한국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한국으로 놀러오세요!’ 라는 메시지를 가진 콘텐츠보다 한국에 대해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상태의 콘텐츠, 즉 정책·경제·사회 등의 영향력을 받지 않은 문화 이미지는 상호작용적인 이문화간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더욱 효과적인 자극을 제공하게 된다.


 이는 타문화권의 대중, 즉 잠재 관광객이 콘텐츠와 그에 녹아든 이미지에 대해 독자적인 해석을 거쳐 일련의 문화적 이해를 생산하는 능동적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 하겠다. ‘만들어진 이미지’, 혹은 ‘킬러 콘텐츠’라 불리는 스타성에 기대어 생산된 ‘광고’와는 달리 잠재 관광객 스스로가 콘텐츠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주체성을 획득하고 자유롭고 확장된 형태의 문화 요구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발현되는 ‘한류관광’은 기존에 정의 내려진 것과는 달리 고유한 한국의 문화 가치와 정체성에 그 구심점이 옮겨오고 있다는 것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 기획된 이미지에 지나지 않았던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와는 달리 자연스럽게 생활양식이 묻어나고, 획일화되지 않은 한국의 이미지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한국 이미지 제공의 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10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국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브이로그VLOG’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를 꼽아보았다. 브이로그란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의 합성어로, 비디오로 기록한 일상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유튜버들은 이 브이로그를 통해 자신들의 주된 콘텐츠 주제를 벗어나 일상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 구독자들과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거나, 자신의 특별한 일을 소개하는 기획 콘텐츠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첫 번째 사례는 199만 명 이상이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이사배RISABAE’이다. 이사배는 메이크업 영상을 주로 올리는 뷰티 크리에이터이지만, 가끔 특별한 행사나 일정에 초대될 경우 이를 브이로그 형태로 촬영하여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사배 유튜브 채널 캡쳐본


 그녀는 이러한 브이로그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화려한 일상과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참고한 영상은 2018년 10월 26일에 업로드 된 ‘겟레디윗미! 헤라서울패션위크 첫째날 + 전야제 브이로그 | 이사배(RISABAE Makeup)’ 콘텐츠이다. 본 콘텐츠는 행사를 떠나기 전 이사배가 직접 메이크업을 하는 모습과 행사에 참석한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 때 찾아볼 수 있는 한류 코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패션-뷰티 문화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미미한 잠재 관광객이 이 콘텐츠를 접했을 때 ‘한국의 발전된 패션-뷰티’문화에 대한 이해와 동경을 자극하게 될 것이다. 이는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얼마든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라 판단할 수 있겠다.


 둘째, 크리에이터 개인의 세련된 생활 모습이 한국의 대표적 이미지로 각인된다는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에이터의 스타성이 확인된 부분이다. 이 콘텐츠를 접한 잠재 관광객은 ‘나도 저런 멋진 삶을 살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분석이 매우 비약적일 수 있다. 하지만 기획되고 거대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배우, 아이돌 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힘으로 이루어낸 스타성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유튜브의 특성이기도하며,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는 긍정적 결론이다. 뷰티 크리에이터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는 결국 한국을 배경으로 활동하고 있는 개인의 세련된 삶을 표현하고 있으며, 한국의 삶에 동경을 갖도록 하는 자극요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 개인 콘텐츠가 한국의 이미지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화려한 문화에 대한 동경은 시청자를 잠재 관광객, 이후에는 한류관광객으로까지 탈바꿈시키게 된다.


‘korea top tour’ 키워드로 검색 시 가장 상단에 표시되는 콘텐츠


 또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는 한류관광의 재확산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관광 목적지로 한국을 설정하기 이전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영상이 유튜브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인이 주체가 된 콘텐츠가 아니라, 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의 모습과 한국에서의 여행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어 잠재 관광객들에게는 더욱 신뢰감이 높은 콘텐츠로 작용할 수 있겠다.


Lost LeBlanc 유튜브 채널 캡쳐본


 한국 관광에 대한 외국인들의 콘텐츠는 대부분 ‘서울여행’ 정보를 담고 있다. 아직은 한국 관광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장소로 역사, 현대적 문물, 한류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가 모여있는 서울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 하겠다. 활용된 예시는 [30 Things to Do and Know about Seoul - South Korea Travel Guide]로 서울의 강남, 홍대 일대를 비롯해 다양한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는 서울 여행 가이드 영상이다. 본 영상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보다도 특별한 점은 바로 댓글을 통한 소통이다.


 댓글을 통해 시청자들은 한국의 ‘음식’, ‘인터넷’, ‘한국 여행 어플리케이션’ 등의 정보를 상호교환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특별하다고 하겠다. 최근 인터넷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세대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구글 등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점을 기억한다면, 이러한 영상에서 소통되고 있는 정보와 상호 경험 교환은 한류 관광을 이끄는 또 다른 요소로 분석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한류관광은 여행 후기 영상을 통해 한 번, 댓글을 통한 상호 정보 교환으로 또 한 번 순환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유튜브와 한류관광, 그 미래는?

 유튜브는 매우 개인적인 플랫폼이다. 물론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된 한류 콘텐츠를 배포하는 공식 채널도 존재하지만,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개인 크리에이터들은 또 다른 한류 스타로 인식되고 있다. 그들은 영화 배우나 가수, 방송인들과는 달리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시청자, 즉 잠재 관광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콘텐츠가 한국의 문화적 가치관과 문화적 산물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은 자칫 ‘한류’의 평가 영역에서 외면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콘텐츠 속 배경이 되는 한국의 모습은 한류에 자극을 받은 잠재관광객을 실제 한국을 방문하게 하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본 글의 주요 맥락이라 하겠다.



 한류와 관광이 점차 결합함에 따라, 맹목적인 대중문화 콘텐츠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이들은 감소하고 있다.


 맹목적인 한류 소비가 아닌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의 문화적 욕구 충족과 경험을 통한 자기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한류 관광객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이 방문하는 관광지는 ‘한류 콘텐츠 제작’이 이루어진 랜드마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의 생활반경 속에 스며들기 위해 골몰골목, 다양한 장소를 관광지화 시키며 자신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고 있는 것이 최신 트렌드라 하겠다.


 한국에서 생산된 콘텐츠, 한국인이 생산한 콘텐츠, 한국을 소개하는 콘텐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한류 콘텐츠는 결국 화면의 경계를 넘어 문화와 문화가 충돌하는 가장 적극적 방식인 관광으로 이어진다. 이를 감안한다면, 크리에이터들도 스스로를 한류의 주체로 인정하고,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할 수 있는 태도를 갖추어야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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