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 이 노래는 11월 12일 현재 19억 2600만을 돌파하였다. 작고 귀여운 아기상어는 이제 우리 모두의 상어가 되어버렸다. 아기상어를 만든 핑크퐁 채널은 삼성출판사 자회사인 ‘스마트스터디’가 제작한 어플리케이션에서 출발하였다. 스마트스터디는 동요, 뮤지컬, 게임,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유튜브 핑크퐁 채널은 동요와 동화(Kid’s Song & Stories)에 집중하고 있다.
출처: 유튜브 채널 Pinkfong Kid's Songs & Stories
19억 조회 수를 달성한 아기상어는 “New Gangnam style”이라 불리며 또 하나의 한류 콘텐츠가 되었다. 아기상어는 영미권 구전 동요(nursery rhymes)의 하나인 “Baby Shark”를 편곡한 것으로 2015년 한국어로 업로드 된 이후 영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작되었고 각 언어별로 채널을 개설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한국채널인 핑크퐁(인기동요·동화) 은 “상어가족/아기상어”이름으로 영상을 게시하였고 미국 채널인 Pinkfong! Kids’s Song & Stories 은 “Baby Shark”이름으로 영상을 게시하였다.
이 아기상어는 전 세계 바다를 항해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으며 이제는 글로벌 현상(global phenomenon)이라고 불리고 있다.
영미권에서만 인기를 모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비영어권 국가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파이낸셜 타임즈(FT)는 아기상어의 인기를 분석하며 모델 어멘다 써니(Amanda Cerny)가 인도네시아 투나잇쇼에 출연해 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면서 동남아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직접 춤을 추고 이 영상을 공유하는 베이비샤크챌린지(baby shark challenge)가 SNS에서 유행하면서 아기상어의 인기는 점화되었다.
이 시기에 Kpop 걸그룹이 콘서트에서 안무를 따라 추는 등 국내외 아시아권 인기가 늘었지만 아시아에서 인기가 잠잠해진 이후에는 영미권과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다시 한 번 유행되었다고 FT는 분석한다. 특히 SNS에서 유행하면서 인플루언서(influencer) 덕분에 이것이 전 세계적 현상을 이끌었다고 본다.
출처: The Late Late Show 유튜브 채널
SNS와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던 아기상어는 이제 영국과 미국 방송에도 등장하고 있다.
The Late Late Show에서는 진지하게 아기상어 노래를 편곡하여 뮤지컬 쇼로 패러디하였고 엘랜쇼(Ellen show)에서는 유튜브 커버 영상을 보이며 2018년 9월 방송 당시 17억 뷰를 달성한 아기상어 콘텐츠를 소개하였다. 심지어 2018년 8월 23일에는 UK 싱글차트 40(UK Top 40)의 37위에 오르기도 하였다.
아기상어 콘텐츠의 전 세계적 확산 과정을 유튜브 조회 수와 구독자수 증가 추세로 분석해 보면 미국의 경우 2017년 7월 말, 8월 초가 확산이 급격히 진행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였다.
아기상어로 19억 조회 수를 달성한 미국 핑크퐁 채널의 구독자수 증가와 조회 수 증가는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채널의 월별 조회 수 증가 그래프를 보면 보다 티핑포인트를 보다 명확히 볼 수 있다. 2017년 8월부터 월별 조회 수가 급증하였는데 이는 미국 구글 트렌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트렌드와 유튜브 월별 조회 수 추이가 일치하는데 이는 유튜브 콘텐츠가 공유되고 확산되는 방식을 보여준다. SNS와 구글, 유튜브 모두 모바일을 통한 접근이 늘면서 사용도 함께 늘었다. 유튜브는 SNS 링크와 구글링을 통해 소비되고 공유된다. 그래서 유튜브 콘텐츠를 이해하려면 유튜브 플랫폼 이해와 더불어 다른 SNS 플랫폼의 특성과 SNS 시대 문화, 유행, 특성을 함께 이해해야한다.
트렌드 분석 사이트인 "Social Blade.com"에 따르면 영어채널 핑크퐁의 1년 수익은 935만~1500만 달러 수준으로 월별 수입은 77만~120만 달러이다. 현재와 같은 조회 수와 신규구독자 수 추세를 유지한다면 향후 1년 동안 990만 명의 추가 구독자와 3억8천만 조회 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략분석1) Baby & Beast, 귀요미 콘텐츠의 성공
출처: 유튜브 , Pinkfong! Kids’s Song & Stories 채널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상 모음
광고와 마케팅의 3B(Baby, Beast, Beauty) 전략은 유튜브 콘텐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중 아기상어는 3B 중 Baby(아기)와 Beast(동물-상어)를 충족하는 콘텐츠이다. 여기서 Baby란 아기란 의미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아기, 어린 동물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귀여움이라는 특성을 가진 캐릭터, 이미지를 아우른다. 천만 영화는 모든 세대를 영화관으로 불러모을 때 가능하다고 한다. 유튜브 콘텐츠 월드메가히트 역시 전 세대, 전 세계를 움직여야 가능해진다. 그리고 귀여움은 전 세계, 전 연령을 대상으로 거부감 없이 소비되기 때문에 이를 가능하게 한다.
귀여움은 세계 공통이다
채널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상을 살펴보면 19억회 아기상어 영상 뿐 아니라 원숭이(Monkey Banana 조회수 2.6억회), 핑크돼지( Did you ever see my tail? 1.4억회), 사자(The Lion 조회수 6400만회) 등 귀여운 동물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영상과 아기상어 다른 버전 영상이 대부분이다. 이 역시 귀여움을 소비하는 콘텐츠 들이다.
(전략 분석2) SNS 시대 공유 & 따라하기의 양방향 콘텐츠의 성공
출처: 유튜브, 검색 키워드: baby shark cover, 검색일: 2018년 10월 23일
아기상어 영상에 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율동을 하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귀여움을 더 강화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따라할 수 있는 율동을 함께 보여주자 SNS에는 베이비 샤크 챌린지까지 열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니메이션만 나오는 영상 보다 어린이가 춤을 추며 애니메이션과 함께 등장한 영상이 더 큰 인기를 끌었고 이 영상이 19억 뷰를 달성하였다.
자신을 드러내고, 이를 공유하고, 유행을 따라하는 SNS 시대에 수많은 패러디와 커버영상을 양산해 냈다. “Baby Shark”로 검색하면 SNS와 유튜브에 경찰이나 군인이 제복을 입고 군무를 추는 영상부터 가족이 모여 따라하는 일반인들의 영상이 가득하다.
SNS시대, 보여주기와 따라하기의 욕구를 자극하라
유튜브 콘텐츠가 갖는 양방향적 성격도 잘 드러난다. 유튜브 세계에서 성공한 콘텐츠는 끊임 없이 재가공 된다. 제작자가 1차 제작물을 공급하면 소비자가 직접 따라하거나(커버영상) 패러디하거나 새롭게 구성한 2차, 3차 제작물이 이어진다. 소비자가 공급자가 되는 양방향의 공급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단순히 콘텐츠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댓글로 소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통자체를 소비자가 제작한 콘텐츠로 하는 세계이다. 그리고 이 세계는 유튜브만의 닫힌 세계가 아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이어진 열린 세계에서 공유와 확산은 유튜브 뿐 아니라 다른 SNS 플랫폼을 통해 진행된다.
이러한 세계에서 커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는 유행되기 쉽다. 따라 하기 쉽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까지 함께 있는 콘텐츠는 당장 내가 만들어 주변과 이 세계에 공유하고 싶게 만든다. 2차, 3차 콘텐츠가 1차 콘텐츠의 히트를 장기화 시키고 있다.
(전략분석 3) 리프라이즈(reprise) & OSMU
아기상어는 애니메이션, 동화, 게임, 영화, 뮤지컬로도 제작되는 등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use) 대표 사례이다. 하지만 아기상어 콘텐츠는 OSMU 전략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 특성을 살려 리프라이즈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뮤지컬에서는 하나의 테마음악을 상황에 따라 변주하고 반복하며 주제를 드러낸다. 이를 리프라이즈(reprise)라 하는데 아기상어는 기본 멜로디를 끊임없이 변주하며 이를 새로운 콘텐츠로 계속 공급하면서 단발성 인기가 아닌 채널의 역량강화로 이어가고 있다. 하나의 영상만으로는 구독자 수를 확보하기 어렵고 재방문을 유도하기 쉽지 않다. 아기상어 오리지널 영상의 인기를 채널의 인기로 연결하기 위해 동일 콘텐츠 영상을 테마와 음악 장르를 바꿔 새로운 콘텐츠 영상으로 계속 공급하고 있다.
아기상어 메탈버전 모음 , 출처: 유튜브, 검색어: baby shark metal
세상의 모든 음악버전으로의 리프라이즈(reprise)
세상의 모든 음악 장르로 리프라이즈 하는 것이 목표라도 되는 것처럼 다양한 음악장르로 버전을 달리해 제작하고 있다. 한국 핑크퐁 채널에서는 국악버전, EDM 버전, 디스코버전, 합창 버전을 제작하였고 스페셜 영상으로 크리스마스 버전, 할로윈 버전, clown 버전과 인형탈 버전, 실사(실제 상어 영상) 버전, 색종이접기 버전, 3D 버전 등을 만들었다. 리프라이즈 효과를 확인한 핑크퐁 채널은 영어채널에도 다양한 버전을 선보이고 있다.
출처: 유튜브, 검색어: baby shrk edm, 아기상어 국악
앞에서 언급했듯 소비자에 의한 재가공과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통한 콘텐츠 세계관 확장은 리프라이즈로도 진행되고 있다. 핑크퐁 채널에서 제작하기 전에 이미 소비자들이 먼저 메탈 버전과 R&B버전을 만들며 이러한 다양한 장르로의 새로운 커버, 새로운 제작이 소비자를 통해서도 제작되고 있다. 제작자와 소비자가 리프라이즈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아기상어 콘텐츠가 비교적 오랫동안 인기를 끌고 꾸준히 새롭게 변주되고 재소비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다른 아기상어가 가야 할 길
현지화 전략, 콘텐츠 세계관, 커버하고 싶은 콘텐츠, 따라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
아기상어는 귀여움, 따라 하기 쉬운 춤과 입가에 맴도는 멜로디라는 전 세계 모든 연령에서 소비될 수 있는 콘텐츠 전형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한류 콘텐츠는 이제 언어장벽마저 극복하며 확산되고 있지만 아기상어 콘텐츠는 그럼에도 더 많은 소비, 더 큰 수익을 위해서는 언어현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각 언어마다 채널을 따로 개설하며 동일콘텐츠라도 언어별로 번역한 가사로 다시 노래를 제작하고 소비자와 소통채널을 관리하는 전략이 더 큰 수익과 다른 콘텐츠 소비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단발성 한 개 영상의 반짝 인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동 동요, 동화 “채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기사에서 언급되었듯 제작자인 스마트스터디는 처음부터 이를 고려한 것도 아니고 직접 마케팅한 것도 아니었지만 콘텐츠 자체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SNS시대의 흐름 덕분에 유행에 성공했다.
제작 전 보다 오히려 성공 이후에 SNS와 유튜브의 특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언어 현지화와 리프라이즈 전략, 핑크퐁이라는 브랜드 강화 전략, 핑크퐁이라는 채널을 하나의 세계관으로 구성해가는 전략 등이 바로 그것이다.
구전 동요로 세계적인 히트 영상 콘텐츠로 만들었다. 그래서 표절 논란에도 시달렸다. 구전 동요 아기상어를 편곡하여 2011년 발표한 조니 온리(Johnny Only)는 국내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고 2018년 6월 4일 스마트스터디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그리고 2014년 캐나다 어린이 애니메이션 유튜브 채널 'Howdy Toons'에 마이크 위틀라가 업로드한 'Baby Shark' 애니메이션과도 유사하다는 논란도 있다.
출처: 유튜브 채널 BabyBus -Kids TV Songs & Stories
반대로 후발주자인 중국 제작자 베이비버스는 “상어가족 추석 무도회”라는 애니메이션 노래로 이를 따라하여 핑크퐁 채널도 표절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다. 핑크퐁의 "아기상어"를 따라했지만 채널에서는 어린이 관련 동요와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를 꾸준히 공급하고 있다. 어린이& 귀여움 콘텐츠가 수익 좋은 비즈니스 모델임을 파악하고 아기상어 이후 본격적인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후발주자는 계속 등장하고 새로운 콘텐츠 역시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아기상어의 성공과 성공 이후의 대응 전략은 SNS시대에, 유튜브에 적합한 콘텐츠 전략의 방향과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따라할 수 없는 오리지널리티 콘텐츠를 가지고 일관된 세계관을 구축하고, 커버하고 싶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때 새로운 아기상어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