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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PRICORN May 11. 2021

기억의 조각 1 _ 시애틀(2)

시애틀의 여행의 그 두 번째 이야기.

사실 시애틀 여행은 굉장히 복잡했다. 역시 어렸을 때는 싸우면서 크는 법인데 그 꼴이 바로 그 꼴이었다. 시애틀 한복판에서 제대로 대판 붙었던 것. 아. 싸움이 아니라 정정해야겠다. 말다툼이 바로 그것. 우리는 대판 말다툼을 벌였다. 시애틀 시내 한복판에서.

날씨가 밑의 사진처럼 꾸질꾸질한 어느 날 나는 친구에게 무엇인가를 부탁했던 적이 있다. 이 때는 한 여름이었는데 7월. 우리는 이미 6월 즈음에 만나서 제대로 놀고 난 이후였다. 한 달가량을 꽤나 붙어서 샌디에이고, 요세미티, 샌프란시스코까지 꽤 많은 동네를 여러 사람들과 여행을 한 이후였기 때문에 사진이 쌓여있었다. 그러나 이 때는 디지털카메라가 있었고 카카오톡이 없던 시절. 지금은 버튼 하나면 우리네의 즐거운 모습을 몇 초 걸리지 않아서 바로 받을 수 있지만 그때의 감성은 조금 달랐다. 사진을 찍고, 작은 화면으로 그 모습을 체크하고 SD카드를 컴퓨터로 옮기고 그 사진들을 압축파일로 해서 이메일로 혹은 USB로 주고받던 그 시절! 

그 시절의 감성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때의 사진들이 조금 더 값진 느낌을 받는 것은 지금처럼 쉽게 사진을 받을 수 있지 않고 장애물들을 돌파해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소중하지 않았을까.

그래. 난 그 소중한 사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에서의 인터넷은 생각보다 너~~ 무 느렸고, 그리고 G메일로도 사진이 쉽게 전송이 안됐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그 사진들을 USB로 시애틀에서 받기로 했는데 친구가 그것을 잊어먹은 것이다. 그 시절에 나는 지금보다도 불 같았다. 그래서 친구가 비행기를 놓친 것부터 하나하나 조금씩 쌓아두던 것이 아마 시내 한복판에서 폭발했을 것이다.


"뭐? USB 내가 그렇게 가져다 달라고 전 날에도 말했는데 잊었어?"

"아 그날 늦잠 자서 사진은 뭐 다음에 받으면 되잖아?"

"그다음이 언젠데? 대체?"

"별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예민해?"


시작은 이러했다. 순둥이처럼 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이날 나는 과하게 예민했다. 친구는 예민하지 않은 편이었고 조금 둔하다면 둔할 수 있었는데 그전부터 쌓아오던 게 아마 폭발했던 듯했다. 

이 친구의 친구들은 모두 약속에 대해서 둔한 면이 있었다. 예를 들어서 친구가 말하기를 2시에 만나기로 하면 다들 5시나 되어야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은 기다리는 데에 익숙하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조차도 2시에 나가는 법은 없었다. 

하지만 나의 친구들은 조금 달랐다. 모두 약속시간보다 10분은 일찍 나오는 성격들이었고 조금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나 문자로 양해를 구하는 쪽이었다. 

뭐가 맞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친구를 이해하기에는 도량이 좁았다. 이해가 전혀 가지 않았다는 게 맞는 말. 기다리는 것도 싫어하는 내가 그전부터 조금씩 쌓아둔 것이 그날 예민하다는 말에 폭발했던 것.

지금은 그런 일이 없지만 난 이날 이성을 잃고 성질을 냈다. 아마 랩처럼. 말이 말을 씹는 것처럼

"와다~다다다 다다다 다다"

노래가 생각이 나는 느낌.

사실 같이 여행한 친구는 여유로운 편이라 이 정도였으면 서로 치고받고 싸울 수도 있었는데 조금 고성이 오고 간 후에 사과를 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깊게 생각하고 있을 줄을 몰랐어. 미안해."


나의 불같은 성격은 결국 친구에게 사과의 말을 듣고 소화기를 뿌린 듯 가라앉았다. 싸움은 조금 부끄럽고 수치스럽지만 이 싸움 덕에 얻은 게 있었다. 친구는 나와 약속을 하면 정말 제시간에 나오려고 큰 노력을 한다. 그리고 지금은 본인보다 훨씬 더한 느긋한 친구를 만나서 그때의 내 기분을 이해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시애틀에서 이 싸움은 정말 잊을 수가 없는 에피소드이다.

정확히 이 동상 옆에서 싸웠다.

아직도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디카로 사진을 찍다가 너 근데 USB는 챙겼지?

이 말 한마디가 가지고 온 참상.



시간의 흐름을 돌려서 그날 낮.

우리는 시애틀의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떠났다.

시애틀이 과거에 처음 발전하기 시작했을 때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처음 시애틀이 생겼을 때는 지대가 좀 낮아서 침수의 위험이 있다가 화재로 불이 탔고 그 복구 과정에서 지대를 높였다는.... 그런 내용이었다고 한다.

전혀 기억이 안 나서 나무 위키를 참고했다.

이런 모든 내용은 미서부 여행! 책에 모두 쓰여 있어서 들려봤겠지? 그래서 어쨌든 지하에 잊혀 있던 공간을 관광지로 발굴하여 흥하는 관광지가 되었다고 하니,.. 안 들릴 수가 없잖아! 


하지만 그때의 사진을 찬찬히 살펴보니

아마도 나는 이날 관광은 안 하고 친구와 셀카나 주야장천 찍었던 모양이다.

20대 초반.. 한참 꾸미는데 관심 있을 나이지 암..!!!

그래서 결론은 관광 내용이 사진을 봐도 기억이 안 난다는 것.

즐거웠다. 

이날 우리는 킹크랩을 먹었고 다퉜고 잡화점도 다녀왔다. 




그다음 날 우리는 우리의 우정이 한 층 더 단단해짐을 느끼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정말 이 시절에는 미서부 여행 가이드 책 하나가 우리의 눈이자 길이었다. 동물원이라니.. 만약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동물원 따위는 가지 않을 테지만 뭐 어떤가. 우리는 동물원에 갔다. 

미국의 동물원은 우리나라의 동물원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단지 크다는 것 그뿐. 

그러나 크다를 이야기하기엔 과천 어린이 대공원도 충분히 크다.

그러므로 시애틀에 간다면 동물원은 절대로 가지 말 것..


날씨가 엄청 좋은 하루.

올드네이비.. 갭........

정말 외국 느낌 물씬 난다. 

이런 곳에서 걸어 다녔던 게 벌써 10년 전이라니 크흑.

그랬다. 정말로 일장춘몽이로세(?)


바이 3 겟원 프리.

와 벨기엠 프루트 트러플이라니.

지금은 트러플이라면 환장을 하는데 아직 어린 아기(?)였던 다는 트러플이 뭔지 몰랐다.

냉장고를 부탁해의 GD 냉장고를 보고 트러플이 뭔지 처음 알았는데 뭐.

이때로 돌아간다면 저 벨기에 과일 트러플 초콜릿을 먹어볼 텐데.

지금 사진을 보며 굉장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시애틀 센터 모노레일.

모노레일은 항상 신이 난다.

낮은 비행기를 안정적으로 타는 기분.

과거에 어린 시절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미술대회가 열렸을 때

항상 도시를 가로지르는 모노레일을 그리곤 했는데.. 물론 철도는 없어야 제맛.

우리는 그렇게 시애틀의 명물인 팝 아트 뮤지엄에 갔다.


팝 아트 뮤지엄

외관부터 놀이터부터 굉장히 감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팝과 아트에 크게 조예가 깊지 못하다.

크게가 아니라 적게도 없다.

누구나 아는 모나리자를 아는 정도 그 정도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같이 여행을 한 친구는 록 음악에 크게 조예가 깊은 친구였다. 자유로운 영혼 하면 생각나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음.


너바나..

기타..

그리고 음악 체험 여러 가지의 다양한 체험과 즐길 거리가 꽤 있다.

그러나 나는 일단 너바나가 뭔지도 몰랐다.

여기서 널봐나~가 뭔지 처음 알고 나서 도시 사람들의 티셔츠를 보니 많은 사람들의 옷 위에 너바나라는 글자가 쓰여있는 것을 봤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이나 보다. 지금 이 말을 쓰면서도 여전히 잘 모른다. 나는 그저 매룬퐈이브 그 정도만 알면 족하다.


아마도 스페이스 니들에서 찍은 사진 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 나는 스페이스 니들 사진도 찍지 않았다.........................

스페이스니들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코시국에 여행은 아직 먼 나라 이야기니까 파노캠을 보면 될 듯하다.

https://www.spaceneedle.com/webcam/

아름다운 전경.

이딴 걸 사진으로 찍었나 싶지만 이것도 추억일지니.


친구와의 마지막 날 우리는 워싱턴대학에 갔다.

워싱턴 대학은 워싱턴에 없고 시애틀에 위치해 있다(찡긋). 

시애틀의 대중교통은 일정 구역부터는 무료로 운영되는데 구역을 지나가면 돈을 내야 한다. 워싱턴대학은 그 제외구역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래도 대학가라서 카페도 옷가게도 굉장히 많아서 이때 나는 AA(American Apparel)라는 브랜드에 엄청 심취해 있어서 거기서 옷 구경을 열심히 했던 것이 기억난다. 

가격이 아주 만만하게 볼만한 녀석은 아니라 많이는 사지 못했지만 이렇게 바깥세상에 나오게 된다면 정말 열심히 옷을 모았던 기억이 난다. 특히 미국의 구제시장에서도 엄청나게 옷을 샀는데 그중 몇 개는 아직까지도 나의 최애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절 산 다른 옷들은 나의 몸 사이즈가 굉장히 불어버렸기 때문에 장롱 속에서 화석처럼 자리하고 있다. 

날씨가 엄청 좋은 어느 날 솔직히 워싱턴 대학은 당최 왜 갔는지 기억할 수 없다. 아마 기억하기로는 내가 문헌정보학과이기 때문에 이 시절 나는 도서관이란 도서관엔 다 방문하고 싶다는 작은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다.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차라리 사서 한분 붙잡고 인터뷰를 하는 게 낫지..


하지만 마치 성당을 보는 듯한 분위기의 도서관은 꽤 웅장하고 멋있었다.

이런 데서 공부하면 공부가 엄청나게 잘 될 것 같은 착각도 불러일으키는 그런 맛이랄까.

하지만 정말 이 시절의 나는 인물사진만 주구장창 찍어놨기 때문에 역시 이렇게 업로드할만한 사진을 찾기는 힘들다. 지금과는 정말 사진을 대하는 감성이 바뀌었다고 해야 하나.


워싱턴 대학을 뒤로한 채 치즈케이크팩토리에 갔다.

빅뱅이론의 페니가 일하고 있는 치즈케이크팩토리. 

안 갈 수가 없잖아!!!!!!

믿음이 크면 실망도 크다.

그래도 날씨와 분위기가 다했다.

메뉴판 찍으려고 노력한 나 대단해요.

아니었으면 뭐였을지도 모를꺼야..............

그냥 미국 식당 중 하나였는줄 알았겠지.

치즈가 굉장히 많다. 라구였을까 토마토였을까, 아마도 토마토였겠지.

이 당시에는 크림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토마토도 점점 맛있어진다.

입맛은 점점 변화하는 것 같다.

마지막은 호스텔에서 사람들과 다 같이 재즈바에 갔다. 아무래도 미서부여행책만으로는 지역정보를 알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 호스텔의 공용 컴퓨터는 인기가 좋은 장소이다. 

그러나 집단지성이 모이는 호스텔은 여행지에 관한 정보를 알기에는 최적의 장소이고 호스트와 함께 다 같이 라이브 바에 갔다. 라이브 바의 감성을 갖고 있진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색다른 장소에서 대화를 하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는 듯하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갖고 있는데 미국이라는 장소에서 영어로 대화하는 것만큼 신비로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친구는 학교에 복귀해야 해서 마지막으로 스타벅스에 들렸다. 이곳에서 그래도 기념으로 할만한 텀블러를 사고 친구는 공항으로 나는 하루를 더 호스텔에 혼자 머무르게 되었다.

혼자서 머무르면서 나는 호스텔에서 운영하고 있는 푸드투어를 신청하고 남는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친구와 가보지 못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시애틀에서 굉장히 유명한 장소인 시애틀 공공도서관

이런 곳을 지나칠 수 없지.


1998년, 시애틀에서 새로이 선보인 '모두를 위한 도서관'이라는 공공 도서관 계획은 대중으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았다. 중앙 도서관이 불규칙한 모양으로 쌓아 올려진 거대한 건물로 개조된 것은 그 계획의 일환이었다. 스물아홉 군데의 회사에서 새로운 건물의 설계도를 제출하였으나, 놀랍게도 우승자는 렘 콜하스(1944년생)와 로테르담에 있는 그의 메트로폴리탄 건축 사무소였다. 그는 시애틀의 LMN 아키텍츠와 함께 일하며, 강철과 유리로 이루어진 혁신적이고 휘황찬란한 아방가르드 심포니의 11층 건물, 각각의 기능에 어울리는 다양한 크기의 서로 다른 여덟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비정통적이면서 다면체적인 모습의 건물을 제안하였다.


시애틀 공립 도서관 건물에는 다섯 개의 주요 플랫폼이 있다. 5번 가의 입구는 '리빙 룸'으로 통하는데, 이곳은 높이가 15미터이고 경사진 유리벽으로 둘러싸인 넓고 텅 빈 공간이다. 여기에는 소설 섹션이 있고, 방문객이 쉬고, 독서를 즐기고, 인터넷 무선 접속을 할 수 있는 넓은 열람 공간이 갖추어져 있다. 다른 열람실은 10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도심과 엘리엇 베이의 인상적인 경치가 잘 보이는 곳이다. 6층에서 9층 사이에는 4층짜리 '북스 스파이럴' 안에 비소설 도서 전체가 듀이 십진분류법에 어긋나지 않은 상태로 늘어선 서가에 소장되어 있다. 5층의 '믹싱 센터'는 참고 코너로, 무선 통신을 취한 채 돌아다니는 사서들이 질문에 대답해 주고 검색을 도와준다. 이 도서관에는 또한 275석 규모의 강당과 지하 주차장이 갖춰져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시애틀 공립 도서관 [Seattle Public Library]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건축 1001, 2009. 1. 20., 마크 어빙, 피터 ST. 존, 박누리, 정상희, 김희진, 위키미디어 커먼즈)


웅장한 모습의 도서관..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어딨을까.

KOREAN이라고 쓰여 있는 섹션에서 제일 오랜 시간을 보냈다.

비록 여기서 읽어본 책이라곤 국화꽃 향기밖에 없지만,... 엄청나게 반가워서 찍었다. 


감각적인 장소에 굿즈까지. 

도서관은 딱딱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장소라는 관념에서 탈피한 곳 같았다. 물론 조용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톡톡 튀는 에스컬레이터부터 도서관을 대표할 수 있는 심벌, 그리고 기념품까지.

도서관은 모든 사람들, 공공에게 열려있는 공간인 만큼 그 도시를 대표할만한 스폿이 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언제든지 검색을 할 수 있지만 수많은 정제되지 않은 정보들 속에 그래도 조금 더 공신력 있는 정보를 갖추고 있는 곳은 도서관이 아닐까.

지금 우리나라도 과거보다 조금 더 도서관들이 열린 개념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문화적 공간으로는 아직 공공도서관보다는 독립서점들이 혹은 대형서점들이 그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점점 소유의 개념보다는 대여의 개념이 많아지고 유형의 물건보다는 무형의 물건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상 속에 도서관의 역할이 무엇일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일 것 같기는 하다. 

주절주절 말이 많았지만 시애틀의 도서관은 내가 처음으로 인물사진을 많이... 물론 찍어줄 사람이 없었기도 했지만 그래도 사진다운 사진을 가장 많이 찍은 공간이다. 

"여기가 도서관이야?"

라고 놀라움이 연속으로 나도 모르게 나왔을 정도였으니까. 

LA 보다 깨끗했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시애틀은 나에게 특히 이쁘고 아름다운 도시로 남아있다. 바다와 가깝고 도시적이면서 적당한 관광지를 갖추고 있는 곳이라서 더 그랬나 보다.

그리고 하게 된 푸드투어. 

띠용. 이게 모야??????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푸드투어에서는 정말 레스토랑별로 맛있는 음식을 호스트가 직접 선별하여 한데 모아놓고 먹는 것이었다. 아 물론 저 사진에 있는 음식이 끝은 아니었지만 음식들을 쉐어해서 먹는다는 개념이 내가 생각하는 미국과는 거리가 멀어서 조금 놀랐다. 물론 개인컵은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 실망과는 다르게 음식은 모두 맛있었고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투어는 정말 즐거웠다.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 투어에 참여했고 그들은 신이 났다. 나보다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영어를 정말 잘하는 사람도 있었고 새로운 문화에 대해서 알 수도 있었다. 

특히 나는 영국과 스코틀랜드, 이 관계에 대해 굉장히 무지했는데 여기서 처음 그 미묘함을 느꼈다. 어떤 사람은 스코틀랜드에서 왔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영국에서 왔다는데 내가 중간에 어리둥절해서 그래서 둘 다 영국 사람인 건데 라고 했다가 일장연설을 들었다. 그러나 빠른 영어였던 관계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과거부터 반복이 된 역사적인 어떠한 간극이 있었다. 온몸으로 느끼는 미묘함. 그것이 호스텔 그룹 투어의 장점이 아닐까.

하루는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혼자 여행을 하는 것은 물론 혼자 있었던 시간은 굉장히 짧았지만 즐거웠다. 시애틀 다운타운이 굉장히 좁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추었기 때문에 혼 여족에게도 안성맞춤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 여행한다고 하면 어딜 추천해줄래?라고 묻는다면 선뜻 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다이내믹하고 신나는 그런 곳들은 많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시절에 돈은 없지만 시간은 많은 대학생이 었기 때문에 시애틀에서만 5일 정도 머무르면서 동네의 정취를 맛볼 수 있었다. 


시내에서 공항을 가는 일도 역시 굉장히 간편했다.

시애틀은 정말 작았지만 모든 것을 압축해 놓은 듯한 그런 느낌이다.

미국에 간다면 다시 한번 시애틀에 가보고 싶다. LA는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무섭고 NY는 혼자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냉정한 느낌이 가득했다. 그러나 시애틀은 연두색을 띤 듯한 조금 따뜻한 도시였다.

하지만 다시 방문하라고 한다면? 글쎄. 이미 잔뜩 미화된 나의 도시를 다시 방문하여 환상을 깰 필요가 있을까. 



다음 여행지는 어디를 풀어볼까.

엘에이? 샌프란? 혹은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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