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널 수 없다면 돌아서라도 가야지요

함께 있지만 너무 다른, 그러나 계속해야만 하는 그런 이상한 일들이 있다

by 가가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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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소설이 있다. 그 이상함이란 것도 하나가 아니어서 어떤 건 소재가 이상하고, 어떤 건 전개 방식이 이상하고, 어떤 건 서술 방식이 이상하고 또 어떤 건 무엇이 이상하고, 이상하고 이상한 게 참 많다. 이상하다는 말이 나쁜 뜻은 아니니 오해는 말자.


아, 가끔 이런 것도 있다. '그냥' 이상한 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얼핏, 그냥 이상한 소설이다. 이상한데, 읽어보면 참 이상하지 않아서 또 이상한 느낌이 되고 마는 이야기. 그런 이상하지만, 둥둥 차올라서 결말까지 읽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


소라와 나나는 자매다. 그들은 엄마를 이름으로 부른다. 엄마 이름은 '애자'. 애자의 애는 사랑 애愛다. 사랑으로 가득한 사람. 자매의 아빠의 이름은 금주다. 이들은 아빠도 이름으로 부른다. '금주 씨'. 왜 아빠 이름에만 '씨'가 붙는지는 모르겠다. 거리감일까.


금주 씨는 공장에서 일하던 중 사고로 죽는다. 아주 처참하게 죽어서 알아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금주 씨의 보상금은 친척들이 나눠가졌고, 애자와 두 아이는 도깨비집 같은 곳으로 이사한다. 짐도 거의 없이. 애자는 충격 때문인지 어쩐지 삶을 포기한 것처럼, 중요한 것이 빠져나가버린 것처럼 남은 생을 살아간다.

도깨비집 같은 그 공간에서 자매는 나기라는 소년을 만난다. 나기의 엄마 순자 씨도.


어쩌면 텅 비어버렸을 두 자매의 삶은 순자 씨와 나기 덕분에 부족하나마 상당 부분 채워진다. 이 이상한 이야기는 이들 제각각의 삶을 보여준다. 각자의 마음과 그 마음 너머까지 이어진 인연까지를.


절절한 로맨스도, 눈물을 펑펑 쏟게 하는 신파도 아닌데 읽고 있으면 어쩐지 짠해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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