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면, 당신도
이 밤, 묻습니다.
무엇이 더 힘이 드나요
몹시도 미워하는 일
몹시도 그리워하는 일
만남은 느닷 없었고
이별은 갑작스러웠습니다
왜 그렇게 하는지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뿌리치듯 내던지고는 돌아서서 갑니다
비마저 내리는데
이렇게 젖어가는데
바람마저 부는데
불안한 흔들림은 멈추지도 못하는데
그토록 덤덤히 외면하시다니요
이대로 영영 멀어지다니요
우리는 참 잘 어울렸습니다
나는 당신을 품고
당신은 나를 지지하며
그 많은 여러 날을 동행했습니다
그 끝이 오늘이라니요
그 마지막이 지금이라니요
당신은 벌써 보이지도 않을만큼 멀어졌습니다
부르지도 못하고 따르지도 못하고 멍하니 떠올리기만 합니다
모자를 잃고
팔이 부러졌어도
다리가 꺽였더라도
당신은 내게 그럴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내게 그래서은 안됩니다
돌아오지 않을 당신이란 걸 압니다
여전히,
왜 그렇게 하는지는 알지만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너무 늦어버린 바람이지만
당신을 오래 지키고 싶었습니다
당신과 오래오래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다시 비가 내립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그 밤처럼
소란스런 귓속말을 건네어 옵니다
몹시도 힘이 드는 건
몹시도 미워하면서
몹시도 그리워 하는 거라던
그날의 속삭임을 이제야 이해합니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겠지요
그를 소중히 여겨주세요
내게 그랬듯 아무렇지 않게 버리고 돌아서지는 말아요
눈이 감겨 옵니다
까마득해지더니,,
아침입니다
여전히 비가 내립니다.
취미를 말하면 '이상하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제 취미, 사실 취미라는 말이 이상하긴 하죠.
제가 취미라고 말하는 건, '버려진 우산 찍기'입니다.
이 글을, 오늘 비가 그치면 버려질, 어쩌면 이미 버려졌을 우산에게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