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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Apr 29. 2018

우리는 왜 일하는가

우리는 우리의 본성을 신뢰해야 한다


최인아 북클럽 모임에 다녀왔다.
세 번째 책을 받았고, 모임은 두 번째 참여였다.

오늘 새삼 느낀 건 책이 줄 수 있는 감동이었다.
이 감동이란 건 선물 같기도 하고 보물찾기 같기도 한 거라서 모두가 받게 되는 건 아니다.

종종 ‘책을 읽어 뭐하느냐?’거나 ‘별 거 없더라’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실제로 별 거 없는 책을 읽었을 수도 있겠지만 상황, 마음, 관점, 관심사, 감정 등이 달라 발견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나로 말하면 자기계발서는 이미 충분히 읽었다고 생각했기에 ‘필요 없다’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한 해 동안 100여 권쯤 되는 다양한 자기계발서를 읽어보면 책이 말하는 주된 메시지가 뭔지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 없기에 그랬던 거다.

그런데 책을 추천하는 일을 하게 되면서 한 가지를 깨달았으니. 너무 많은 책이 자기계발서에 뭉뚱그려져 있다는 거였다.

이 책은 분류상 인문학으로 되어 있지만 자기계발서로 읽을 수도 있을 법하다.

‘무엇을 해라!’거나 ‘이렇게 해라!!’는 직접적 메시지는 없지만 읽고 있으면 해야할 거 같아지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을 권하면서도 자기계발서를 혐오하는 이로 넘치는 아이러니한 세상이기에 조심스럽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적극을 가장한 수동’을 요구하는 책은 건강한 자기계발에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흔히 셀럽이라는 이들이 밝히는 법칙, 비결, 인생 등이 그 안에 들어간다.

흉내내기로 성공하는 사람이 없지는 않겠으나, 그 수는 극히 적을 수밖에 없겠고, 너무 많은 우연과 사정이 다름에도 막무가내식으로 밀어붙여지는 노력으로 점철되기 쉬운 위험을 동반한다. 위험의 이유는 실패가 노력 부족을 포함한 ‘내탓’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의 경우겠고 보통은 그러려니 하고 말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 간다. 그렇게 돌고 돌며 멈추지 않는다면 적극적 자기계발의 문 앞에 서게 되는 거다.

이 책은 제목처럼 하나의 질문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낸다고 하는데, 어떤 질문은 좋은 질문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일하는가?”는 좋은 질문인가?

좋은 질문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 우스개소리를 가장 해 “먹고 살려고 일한다.”거나 “달리 할 게 없어서 일한다.”는 답에 머문다면 좋은 질문이 되기 어렵겠다.

좋은 질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물음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옳다거나 그르다는 식으로 얼른 시비를 가려 결론을 내지도, 그럴 여유가 없다며 자포자기 하지도, 내 사정은 아니라며 외면하지도 말아야겠다.

우리는 ‘개발’과 ‘계발’을 종종 혼동한다. ‘개발’은 소모되지만 ‘계발’은 발전한다. 발전이란 생겨난다는 거다. 무에서 생기는 게 아니라 내재되어 있는 걸 깨우는 게 계발인 거다.

어느 시기부터인가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이 편중되면서 다른 능력들이 계발될 기회를 막았다. 세상은 필요로 하지 않았고 사람들도 불편을 느끼지 않았다. 이런 세태를 비판하는 이는 늘 있었지만 연구는 될지언정 주목받지는 못했다. 이럴 때는 세상 탓을 좀 해도 되지 않을까?

“세상이 그랬다.”고

세상이 변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고 생각도 제각각이겠지만 변했고 변하고 있다. 혹은 늘 변하고 있었지만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알아차릴 필요가 없던 시기가 끝나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 멋대로 책의 메시지를 간추리자면 자본주의가 만능이라 믿었던 금전적, 물질적 보상 이상 혹은 이외의 것을 사람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거다.
요구라는 표현이 거칠다면 이렇게 바꿀 수도 있겠다. 이제 우리에게는 금전과 물질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거다.

무엇일까?
당신에게는 무엇이 필요한가?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일하는 이유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은 하나도 없다.
간단한 듯 보여도 복잡한 함정 질문들이기에.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올랐는데,
“나는 장문의 글을 적기 적합하지 않은 인스타에 왜 이런 글을 쓰고 있는가?”
최초의 목적은 오늘의 생각을 떠오르는대로 기록하기 위함이다. 간단히 충족된다. 적으면 그만이기에. 이후의 목적은 돌아보고 곱씹기 위함이다. 이 책의 리뷰를 적을 때는 조금 더 정리된 생각을 나열할 수 있도록 하려는 재료 같은 거다.

생각의 기록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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