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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가책방 Feb 01. 2019

[북리뷰] 당신은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은가요?

#도시의 발견 #정석

대한민국 인구 51,811,167명 중 9,765,623명이 서울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부산 광역시에 344만명, 인천광역시에 300만 명, 대구광역시 246만명, 광주광역시 150만명, 울산광역시 115만명 정도가 살고요.

통계로 보면 서울특별시와 6개 광역시에 인구의 40%정도가 거주하는 셈이죠.

서울은 인구로 보면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도시지만 면적으로는 인구가 10만명 정도인 지방 도시 하나 정도 크기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단순하게만 생각할 수 없는 문제겠지만 지독한 교통체증과 밀집된 주거 시설, 주택난이 생길 수밖에 없는 여건을 갖춘 셈입니다.


 거대한 도시에는 편리한 점도 많습니다.

문화, 예술, 편의를 위한 시설은 물론 편리한 교통 시설까지 갖춰져 있죠.

주요 관공서와 기업의 본사와 사무실이 위치한 곳도 대부분 대도시입니다.

거기에 과거부터 이어진 '출세하려면 서울로'라는 생각의 영향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고요.


 이쯤에서 질문 하나를 던져봅니다.


"당신에게 서울은 살고 싶은 도시인가요? 살아 내야 하는 도시인가요?"


이 물음에 정답은 없습니다.

삶, 라이프 스타일, 지향점 모두 개인의 취향을 포함하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건 '도시가 이상적인 공간'인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 책 『도시의 발견』은 도시를 연구하고 도시에서의 삶을 고민해온 한 시민이 건네는 제안입니다. 표지에 적힌 문장처럼 권력과 자본이 팔기 위해, 팔기 좋게 만든 도시에서 수동적으로 살아갈지 시민이 꿈꾸는 살기 좋은 도시를 위한 제안과 발견, 노력을 계속해 나갈지 묻는 거죠.

 

 당장 오늘 하루, 이달 한 달, 올해 한 해를 살아갈 고민으로도 빠듯해서 고민의 기회도, 해결의 단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이 보고, 배우고, 연구해 온 사람들과 도시의 이야기를 모아놓았습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함께 논의하고 고민해 볼 공간을 만들어 낸 거죠.


머리말, 도시도 셀프다를 시작으로 행복의 조건(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도시에 대한 편견깨기, 도시를 움직이는 힘과 요인(자본, 권력, 시민), 국내외 도시 혁신 실험 사례, 변화의 모습들을 담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떠올리게 된 건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최근 논란이자 화제가 된 목포, 주목받고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운 도시 재생 사업의 방향과 목표, 개발 위주 계획의 한계와 부작용,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리고 내가 살고 싶은 도시의 모습을요.


 다양한 도시 발견 방법과 개선, 변화의 노력과 성공 사례가 많이 실려 있으니 궁금증이 있었거나, 지금 사는 도시의 한계들, 문제들에 공감하는 분은 입문서를 접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 봐도 좋겠습니다.


 책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은 아니지만 책을 읽으며 거듭 떠오른 생각은 이런 거였습니다.

도시도, 사회도, 법도 사후약방문 방식을 취하고 있구나 하는.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하겠다고 공약하거나 사업을 진행하고, 그 사업이 이루어지기만 하면 안전해질 것처럼 믿게 하려는 모습이나 재개발이나 재건축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보다 거대한 자본과 권력에 끌려다니는 모습.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는 해결책을 거듭 내놓으면서 그게 마치 최선이고, 그것마저 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것처럼 몰아가는 언론과 정치권의 근시안적인 기만 행위들.

 

 아무리 CCTV가 많아도 범죄나 사고가 발생한 후의 확인과 조치, 책임 추궁 등에 더 유용할 뿐이고, 재건축으로 이익을 보는 누군가보다 하나 뿐인 삶 터, 보금자리를 잃고 생명마저 위협받는 사람들의 보호나 권리 보장에 소극적인 모습. 법안으로 보호하겠다는 공허한 약속, 그러나 그 법안 조차 보통의 시민들이 활용하기에는 너무 높고 복잡한 현실.


 대도시 서울을 떠날 결심을 하면서 파라다이스를 꿈꾸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조금 더 자주 눈에 보이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조금 더 많은 세상을 가진 기분이 되곤 합니다.


"무슨 의미가 있나?"

의미가 없으면 찾으러 가지.

찾아도 없으면 만들면 되지.


당신만의, 우리의 도시를 발견해 나가시길.

지금보다 조금 더 살아있는 기분으로 도시에서 살아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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